대출 늘리는 美은행…경기회복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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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증가세 반전금융위기 이후 줄곧 돈줄을 조여온 미국 은행들이 대출을 늘리고 있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작년 4분기 대출을 6%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기업 대출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긴 하지만 일반 가계 대출도 조금씩 늘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 회복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JP모건체이스가 작년 4분기 중 새로 발급한 신용카드는 340만장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 증가했다. 신용카드 매출 잔액도 2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 고용 시장 불안과 주택 시장 침체로 위축됐던 소비자 대출도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유보금을 쌓는 데 주력해온 미국 은행들은 수익 창출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출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디스커버파이낸셜의 로저 허치스차일드 사장은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의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은행 대출 부실 우려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에퀴팩스와 무디스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미국 금융사들은 3600만건 이상의 소비자 대출(주택담보대출은 제외)을 집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7% 늘어난 수준이며 금융위기 발생 이후 처음 나타난 증가세다. 올해 소비자 대출은 5.9% 늘어나 지난해 1.1%보다 증가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용카드 회사들은 작년 4분기 중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우편물 발송을 전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이언 모이니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경영자는 "신용카드 보유자들이 조금씩 카드 사용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홈론)도 작년 10월 주택 시장 거품이 터진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