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방미길에 기업인 500명 동행…'經協 보따리' 푼다
입력
수정
항공기·車부품·농축산물 등 수백억弗 계약 성사될 듯18일부터 나흘간 미국을 처음으로 국빈방문하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최대 500명의 중국 기업인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 출범 후 여덟 번째가 될 19일의 미 · 중 정상회담이 향후 양국 관계는 물론 글로벌 이슈에 미칠 영향력이 막대하다고 보고 준비에 정성을 다하는 분위기다.
미국은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내외가 18일 후 주석을 공항에서 영접하는 것을 비롯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8,19일 이틀 연속 후 주석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한다. 18일 만찬은 미국 측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톰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이,중국에서도 2명의 관계자만 배석한다. 후 주석과 개별적 유대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아침에는 백악관에서 공식 환영행사가 열린다. 단독 · 확대 정상회담을 통해 두 정상은 북한 및 이란 핵문제와 위안화 절상,중국 지식재산권 보호,인권 문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은 양국의 주요 기업 경영자들과도 만난다. 중국 21세기경제보도는 후 주석을 따라가는 중국 기업인이 200명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시카고비즈니스닷컴은 300~500명에 이를 것으로 전했다. 미국의 환대에 화답하듯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미국 상품 구매 등 중국 측이 준비한 선물 보따리가 이때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40여건의 계약 체결이 점쳐진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수백억달러 규모 미국산 항공기와 자동차부품 농축산물 등의 구매를 중국에 요구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이날 중국은 보잉의 최대 고객이며,보잉은 중국 항공기부품의 최대 수요자라며 보잉이 양국의 윈윈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바이오연료와 청정석탄기술 등 재생에너지 부문에서 대규모 계약이 성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행 통상단에는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의 러우지웨이 회장도 포함돼 있다. 20일에는 상 · 하 양원 지도자들이 후 주석을 맞는다. 후 주석은 이후 미 · 중 기업위원회 등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오찬 연설에서 중국 위협론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일정을 마친 뒤 후 주석은 시카고에서 월터페이튼 고등학교 내 '공자학원(孔子學院)'을 참관한다. 공자학원은 해외에서 한자 등 중국 문화 보급 첨병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는 또 중국 최대 자동차부품업체 완샹이 인수한 미국 자동차부품 공장도 둘러볼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투자가 미국에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정치적 행보라고 중국 동방조보는 평가했다.
진찬룽(金燦榮)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시카고는 미국 심장지대의 중심 도시이자 중국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곳"이라면서 "후 주석의 시카고 방문은 미국의 중서부 주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길 원하는 중국의 희망을 반영하는 동시에 내년 대선을 앞둔 오바마 정부에 대한 지원"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