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테마주 진단] (1) 재료 많은 바이오시밀러·세포치료제가 '투톱'

● (1) 바이오

신약 최종 임상 통과 13% 뿐 … 위험 줄이려면 임상3상 때 투자
셀트리온·차바이오앤 등 주목
2011년에는 어떤 테마주가 빛을 볼까. 중소형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지만 테마나 업종에 대한 인식은 부족해 낭패보기 일쑤다. 한국경제신문은 삼성 LG SK 등 대기업들이 집중 투자계획을 밝힌 분야 중 5개 중소형주 테마(바이오,태양광,2차전지,LED,의료기기)를 선정해 집중 해부한다.


바이오주가 그리는 미래는 장밋빛이다.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치료제는 줄어든 무릎연골과 척추손상을 치료하고,면역세포를 개발해 각종 암과 뇌종양도 예방한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은 지난해 1년간 1만5600원에서 3만3500원까지 114.74% 오르며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이 낙관적인 전망을 실현하는 과정에는 수많은 난관이 있다. 바이오주는 투자매력만큼 투자리스크도 있는 테마인 셈이다.

◆성공하면 대박…임상 통과율은 13%

김현태 신영증권 연구원은 "회사 계획대로 신약이 상용화된다면 엄청난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지만 신약 개발의 특성상 중간에 좌초될 가능성도 높다"며 "증권업계에서 바이오산업을 밝게 보면서도 적극적인 투자 추천을 하기 힘든 이유"라고 말했다. 개별 기업이 제시하는 바이오신약과 바이오시밀러의 실현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변수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같은 바이오주라도 신약을 개발하는 세포치료제 업체보다는 특허가 만료되는 바이오신약의 복제약품을 개발하는 바이오시밀러의 리스크가 다소 낮다. 개발과정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바이오산업 특성 상 진입장벽이 높아 선발 업체들이 과점시장을 형성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 이수앱지스 메디톡스 등이 바이오시밀러 기업이며,차바이오앤 메디포스트 알앤엘바이오 젬백스 등은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다.

개발단계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신약은 세 차례 임상시험을 통과해야 상용화된다. 제약업계에선 임상시험 통과율이 1상 38~40%,2상 48%,3상 68%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최초 개발된 신약의 13% 정도만 최종 임상시험을 통과하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4월 LG생명과학은 C형 간염치료제 개발이 임상 2상에서 중단되면서 12일 동안 주가가 22.90% 급락했다.

이 같은 위험을 피하려면 신약 개발이 임상 3단계에 접어든 기업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바이오시밀러도 일반 제네릭과는 달리 두 차례의 임상시험을 거쳐야 상용화가 가능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제도 리스크 · 재무능력도 고려사항

제도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 관련 법규가 정립돼 있지 않은 미국에선 바이오시밀러의 판매가 봉쇄돼 있는 등 제도 상의 걸림돌이 매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지난 4일 제대혈 서비스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불법시술 판정으로 다른 3건의 임상시험도 중단될 위기에 처한 알앤엘바이오가 단적인 예다. 젬백스 관계자는 "유럽연합(EU)과는 이에 대한 가이던스가 정립돼 활로가 열려 있다"며 "미국도 바이오약품 판매 관련 법안이 공청회 절차를 밟고 있어 조만간 해당 규제가 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해당 업체의 재무적 능력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바이오산업협회 관계자는 "연구 · 개발에 소요되는 높은 비용에 비해 바이오 관련 기업들의 규모는 대부분 영세한 수준"이라며 "재무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약품 개발이 중도에 주저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높은 기술력을 갖춘 기업은 인수 · 합병 과정에서 재무적 어려움이 해결될 수 있다. 1000억원을 바이오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한미약품 등 제약업계와 삼성 LG 등 대기업도 바이오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연구로 기술 획득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기존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