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어둡냐" 막말…3년 연속 '낙제점' 판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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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변호사회 법관 평가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현)는 서울에 사무소가 있는 변호사 517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사건 담당 판사들의 평균점이 77.73점(100점 만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발표했다. 평가 대상인 법관 155명 중 높은 점수를 얻은 상위 15명의 평균점은 96.87점인 반면 하위 15명의 평균점은 46.10점으로 나타나는 등 격차가 컸다.
첫 공판 때부터 고압적 자세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법관 평가 결과 변호사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은 법관은 권기훈,김시철,김우진,문영화,홍승면,황적화,한규현 부장판사와 강상욱,이다우,이정권 판사(이상 서울중앙지법),성지용,오석준 부장판사와 최기상 판사(이상 서울행정법원),임채웅 부장판사(서울가정법원),이응세 부장판사(서울북부지법) 등이었다. 황 판사는 3년 연속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변호사 11명에게서 평균 35점을 받은 서울 소재 법원의 J판사는 3년 연속,또 다른 J판사와 K판사는 2년 연속 하위 법관으로 뽑혔다. 법관이 받은 최저점은 30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들이 지적한 대표적인 문제 사례로는 재판장의 고압적이고 모욕적인 언행이 꼽혔다. 한 변호사는 "재판장이 첫 공판기일부터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씨'나 '님'과 같은 호칭 없이 반말을 쓰고 이름만을 불렀으며 '사람이 인상이 좋아야지 인상이 그렇게 나빠서야 더 볼 것도 없다'는 막말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변호사는 피고인이 재판장의 질문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 짜증스러운 얼굴로 '귀가 어둡냐'며 인격 모독적인 말을 하고 반말을 일삼는 등 법관으로서의 기본 자질을 의심케 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법관이 상대방 대리인을 10분 동안 나무라고 훈계하는 모습에선 '법원은 전지전능하며 오판은 있을 수 없다'는 전제가 엿보였다며 당혹감을 드러낸 변호사도 있었다. 반면 변호사들은 법관이 사건 당사자의 의견을 경청하고 쟁점과 관련 법리를 명확히 파악할 때 존경심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한 변호사는 "내가 100% 패소한 사건이지만 사건의 장악력,공정한 진행,당사자의 주장과 입증을 충분히 인정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해당 법관을 재판 진행의 모범으로 꼽았다. 또 다른 변호사는 "유죄가 인정될 수밖에 없는 피고인이었는데 재판장이 장시간 자상하게 설명해 주더라"며 "피고인이 '이런 판사님에게는 죄를 받아도 속이 시원하다'는 찬사를 보낼 정도였다"고 호평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