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얼어붙었다] 탄소 배출 안줄이면…100년뒤 한반도 겨울 지금의 절반으로

국립환경과학원 예측
전국 대부분 지역의 한파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매서운 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00년 뒤에는 한반도의 겨울이 짧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한반도의 기후를 전망한 결과 이같이 예측됐다고 16일 발표했다. 사계절 가운데 겨울은 4개 도시(서울,부산,광주,강릉)를 기준으로 2100년대(2091~2100년)까지 점차 짧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다면 2100년대 겨울 길이가 2000년대(1970~2000년)에 비해 2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 경우 서울지역은 2090년께 겨울이 고작 36일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00년대 이전의 89일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기간이다. 광주도 같은기간 77에서 25일로,강릉은 114일에서 81일로 각각 짧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과학원은 서울대 연구진과 동아시아 · 한반도의 기후 및 대기환경 변화를 동시에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화석연료 중심의 빠른 경제성장이나 친환경적인 성장을 가정한 IPCC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대입했다.

이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 증가하는 시나리오(A2)의 경우 2100년대 한반도의 기온이 연평균 14도로 2000년대(9.8도)보다 4.2도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하절기(6~8월)의 하루(8시간) 최고 오존 평균농도는 2000년대 30ppb에서 2020년대 이후에는 39~42ppb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산화황(SO2)이 2000년대 6.1ppb에서 2050년대 9ppb로,초미세먼지(PM2.5)는 2000년대 24㎍/㎥에서 2050년대 45.3㎍/㎥,2100년대 67㎍/㎥로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환경친화적 시나리오(B1)에서는 2100년대의 평균 기온이 2000년대(9.8도)보다 2.2도 오른 12도로 예측됐다. 이 경우에는 2020년을 기점으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점차 감소해 2050년 이후 고농도 오존 발생 빈도가 오히려 낮아져 대기질이 개선되는 것으로 전망됐다고 과학원은 전했다.

세계 인구는 빠른 경제성장이 지속된다고 가정할 때 세계인구는 1990년 현재 53억명에서 2100년에는 210억명으로 늘어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20억t에서 1060억t으로 각각 증가할 것으로 보고됐다. 한편 캐나다 과학자들이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으로 지구촌의 기후변화가 적어도 1000년동안 걷잡을 수 없이 지속되고,3000년께가 되면 남극의 서부 빙상이 완전히 녹아 지구 해수면이 최소 4m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북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사막화가 더욱 가파르게 진행되고 남극대륙 주변 바다는 수온이 최고 5도나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