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대란 '초비상'…공장가동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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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도 서울 영하 16도…전력예비율 한계상황전국에 강추위가 몰아치면서 겨울철 전력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17~23일) 최대 전력사용량이 7250만㎾까지 치솟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사상 최대치는 지난 10일 낮 12시에 기록한 7184만㎾였다.
현재 전력예비율이 5%대인 400만㎾ 수준에 그쳐 강추위가 이어질 경우 대규모 정전이나 산업계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7.8도까지 떨어지며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7일에도 서울지역의 최저 기온이 영하 16도로 내려가는 등 강추위가 예상된다. 김승배 기상청 대변인은 "이달 하순까지는 영하 10도 안팎의 추위가 계속되고 2월부터 평년 수준의 기온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지식경제부는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가 이어질 경우 전력사용량이 당초 사상 최대 전망치인 7250만㎾를 넘고,예비전력이 비상 상황인 400만㎾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예비전력이 400만㎾ 밑으로 떨어지면 대형 발전소 1~2곳만 고장나도 일부 지역에 정전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전력 주파수 및 전압 조정이 어려워져 전기 품질에 민감한 산업의 경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예비전력 400만㎾를 지키기 위해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지경부와 행정안전부는 이날 각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산하기관,공기업 등 모든 공공기관에 실내온도를 18도 이하로 낮추고 일과시간 중 개인 전열기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는 내용의 '긴급 에너지 절약 강화 지침'을 전달했다. 또 전력피크 시간(오전 11~12시,오후 5~6시)에 난방기 사용을 1시간씩 중단하기로 했다. 한국전력은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에 피크타임 전력 사용 자제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전기로 제철사업을 하고 있는 A사는 오전 11~12시를 전후해 하루 1~2시간씩 고로 전력 공급을 중단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전력 소비가 많은 시간대에 시설을 보수하는 방법으로 전기를 쓰지 않고 있다"며 "전력 소비가 늘어나면 전력 공급 중단 시간이 현재 1~2시간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전기요금을 장기간 낮은 수준에서 묶어두는 정책으로 난방용 전기 소비가 급증,전력대란을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원가를 밑도는 전기요금을 높여 전력 소비를 줄여야 하는데 여론을 의식해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용석/임현우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