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8단 변속기 양산 … 제네시스에 첫 탑재

● 전 차종 변속기 국산화 성공

에쿠스·모하비에 단계 적용 … 승차감·연비 등 대폭 개선
럭셔리카 시장 공략 '가속'

현대 · 기아자동차가 이달 말부터 8단 후륜 자동 변속기를 양산,제네시스를 시작으로 에쿠스 모하비 등에 단계적으로 장착키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17일 "지난해 10월 국제파워트레인 콘퍼런스에서 공개했던 후륜 8단 자동변속기의 양산 준비가 끝났다"며 "8단 변속기가 장착된 제네시스 모델은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에 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 · 기아차가 8단 변속기 도입을 계기로 글로벌 고급차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8단 변속기 차량을 판매중인 곳은 벤츠,BMW,아우디,렉서스 등 독일과 일본의 일부 고급차 메이커뿐이다.
◆국내서도 8단 변속기 시대 개막

현대차는 4년간 635억원을 투입해 후륜 8단 변속기를 개발했다. 변속기 생산은 그룹 내 부품 제조사인 현대파워텍이 맡을 예정이다. 올해 예상 생산량은 3만~4만대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 변속기 적용 대상이 후륜구동 모델인 제네시스,에쿠스,모하비 등 고급차에 국한돼 당장 많은 물량이 필요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이 3개 차종의 국내 시장 판매량은 5만여대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를 시작으로 에쿠스,모하비 등에도 단계적으로 8단 변속기를 장착할 계획"이라며 "보다 수요가 많은 전륜 8단 변속기의 개발도 연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 · 기아차,전차종 변속기 국산화

후륜 8단 변속기 양산으로 현대 · 기아차는 전 차종의 변속기를 자체 생산하는 자동차 메이커로 발돋움하게 됐다.

현대 · 기아차는 2009년 1월 그랜저 모델부터 자체 개발한 전륜 6단 변속기를 적용하기 시작해 이후 쏘렌토R,투싼ix,YF쏘나타,K7,스포티지R,K5,아반떼,엑센트 등의 신모델에 순차적으로 탑재했다. 하지만 제네시스와 에쿠스 등에 들어가는 후륜 6단 변속기는 독일 ZF와 일본 아이신 등에 의존했으나 8단 후륜 변속기 양산으로 더 이상 수입할 필요가 없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8단 후륜 변속기 양산이 시작되면 더 이상 외산 변속기를 사올 필요가 없다"며 "완전한 변속기 독립이 이뤄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관련산업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현대 · 기아차는 변속기 생산라인 확대를 위해 새로운 공작기계를 들일 계획인 만큼 부품 협력사도 일감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가속화하는 고단 변속기 경쟁변속기는 엔진 동력을 바퀴에 전달하는 매개체로 승차감과 연비,정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변속기 단수가 많을수록 변속 충격은 줄고 가속 성능은 향상된다. 연비도 한 단이 올라갈 때마다 3~8%가량 개선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들이 고단 변속기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고단 기어에도 단점이 있다. 같은 부피에 더 많은 부품들이 들어가는 만큼 내부 구조가 복잡해지고 비용도 많이 든다. 차의 중량도 무거워진다.

변속기는 설치 위치에 따라 전륜과 후륜방식으로 나뉜다. 후륜 변속기 적용 차량은 안정적으로 차량의 무게가 배분돼 승차감이 뛰어나다. 연비 면에서는 전륜 변속기 적용 차량이 우위에 있다.

송형석 기자 cl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