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리모델링 하루만에…인테리어 '속도 경쟁'

고급화 이어 '퀵 마케팅' 강화
한화L&C, 3시간내 주방 시공
한샘, 사전 제작으로 기간 단축 

올 들어 인테리어 업계에 '퀵(quick)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통상 2~5일 걸리는 주방 벽 욕실 인테리어 시공을 몇 시간에서 하루 이내에 끝내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시장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한화L&C와 동화자연마루,한샘 등이 '퀵 마케팅'에 나선 대표 기업들이다. 한화L&C는 주방,동화자연마루는 벽,한샘은 욕실에서 각각 특화해 퀵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L&C는 주방 상판용 자재 '칸스톤'을 활용해 주방을 '3시간 내' 시공한다. 그동안 낡고 음식물 자국이 지워지지 않는 주방상판을 바꾸려면 상판과 하부장 모두를 교체해 비용도 많이 들고 공사기간도 3일 정도 걸렸다. 하지만 상판만 교체하는 방식으로 3시간 내 시공이 가능하다는 것.

회사 관계자는 "카탈로그 중심의 마케팅에서 벗어나 최근 들어 전시장을 새로 내고 인기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우면서 매출이 늘고 있다"며 "올해 칸스톤 매출이 지난해보다 15% 이상 증가한 75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현재 50개인 대리점 수를 연말까지 60개로 확대하고 초고백색 제품 등 다양한 제품군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강화마루 1위 기업인 동화자연마루는 벽장재인 '디자인월'을 '벽장재 시장의 강화마루'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동안 국내 벽장재는 대리석 타일 등 수입산이 주를 이뤘지만 디자인월은 수입산의 절반 가격 이하인 데다 천연목재로 만들고 접착제 없이 시공이 가능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목재 자재로 만들어 페인트 · 석재 · 원목 느낌의 표면 질감 연출이 가능해 아파트 사무실 상가 등 어느 곳에나 잘 어울린다는 것.회사 측은 디자인월 매출액을 작년 50억원에서 올해는 1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대리석 등은 통상 이틀 정도의 공사 기간이 걸리지만 디자인월은 99㎡(30평형) 기준으로 반나절이면 충분하다"며 "벽장재 시장에서도 '강화마루'처럼 국내 시장 1위에 올라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샘은 철거에서 설치까지 하루 만에 완성하는 '시스템 욕실'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의 욕실 공사는 철거한 뒤 벽 · 바닥 기초작업, 타일작업 등 전 공정에 5~7일이 걸렸다. 하지만 시스템 욕실은 맞춤형으로 공장에서 사전 제작,현장에서 설치하는 방식으로 공사 기간을 단축했다. 좌식형 · 욕조형 · 샤워부스형 등 7개 욕실 타입을 꾸민 전시장도 마련했다. 특히 매주 목요일엔 전국의 인테리어 전문업체를 대상으로 시스템 욕실 설명회를 갖는다.

한샘 관계자는 "출시 첫해인 2008년 30억원의 매출에 그쳤지만 올해는 마케팅 강화로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한 3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건축경기 침체로 신규 주택보다는 기존 주택의 리모델링 인테리어 시장을 공략하는 추세"라며 "인테리어 자재는 이미 고급화돼 '고급화' 자체로 차별화하기보다는 '빠른 시공'을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