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소재 폴리실리콘 2개월째 내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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헴록·OCI 등 제조사 공급 늘려태양전지와 반도체용 웨이퍼의 핵심소재로 쓰이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등세를 멈추고 2개월째 내림세다.
단기 계약가격 ㎏당 68달러…당분간 완만한 하락 이어질 듯
폴리실리콘 가격 사이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순 ㎏당 80달러까지 급등했던 폴리실리콘 스폿(단기) 계약가격은 18일 68달러로 두 달 만에 15% 떨어졌다. 다결정 실리콘으로 불리는 폴리실리콘은 규소에서 추출한 석영을 탄소 화합물로 혼합 정제해 만든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폴리실리콘 물량의 80%는 장기공급 계약으로 거래돼 스폿 물량의 영향력은 미미하지만,시장가격의 선행지표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경기 훈풍을 타고 업체들이 태양광 설비를 늘리면서 폴리실리콘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최근 미국 헴록,한국 OCI,독일 바커 등 주요 제조사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오름세가 한풀 꺾였다.
최지환 NH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2분기 이후 헴록과 OCI 바커 등 주요 폴리실리콘 생산 업체들이 공장을 증설했고 그 물량이 연말부터 풀리면서 지난달부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태양광 시장이 커지지만 폴리실리콘 가격은 수요보다 공급 증가세가 가팔라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최 연구원은 "올해 3대 업체들이 생산량을 각 1만t가량 늘릴 계획이어서 올해 말에는 현물가격이 ㎏당 6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 규모는 2009년 7.3GW(기가와트)에서 작년엔 당초 예상치보다 50% 많은 15GW를 기록했으며,올해 19GW에 이어 내년에는 24GW로 늘어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유럽 미국 중국 대만 등에서도 태양전지와 모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OCI는 지난해 생산량을 2만7000t으로 늘린 데 이어 내년까지 6만2000t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국실리콘도 내년까지 생산량을 3200t에서 1만t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그동안 폴리실리콘 가격은 경기변동에 따라 움직였다. 2008년 초 대체에너지로 태양광이 각광을 받자 관련 업체들이 발전시설을 앞다퉈 지으면서 가격이 ㎏당 4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자 유럽 지역의 태양광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잇따라 취소되고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면서 폴리실리콘 가격은 2009년 2분기부터 100달러 아래로 급락했고,2009년 말엔 55달러 안팎으로 떨어졌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경기 회복에 힘입어 금융위기 때 태양광 설비 증설을 연기했던 업체들이 시설을 확장하면서 폴리실리콘 수요가 늘어 11월17일 80달러까지 올랐다. 민천홍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폴리실리콘은 9.5% 공급 과잉률을 보여 지난해보다 공급부족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며 폴리실리콘 가격의 완만한 하락세를 예측했다. 그는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는데 중요한 고순도 폴리실리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세계적으로 몇 개에 불과해 가격이 크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