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 8개월 만에 회생 발판…남양건설 "4월부터 단독 공사입찰"

"법원과 채권단은 회사 측 자구 노력의 진정성과 잠재력을 믿고 회생 계획안을 흔쾌히 동의해 줬습니다. 이제는 회사 살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 18일 광주시 중흥동 남양건설 사옥에서 만난 이 회사 서유창 전무는 "30여년간 결속력을 다져온 회사 문화가 재기의 원동력"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남양건설은 지난해 건설경기 침체로 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가장 빠른 속도로 재기의 발판을 다지는 건설업체 가운데 하나다. 지난달 27일 법원으로부터 회생 인가를 받은 것을 계기로 회생작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작년 4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지 8개월 만에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 이끌어낸 결실이어서 주목된다. 직원들은 경영진과 직원 간 신뢰가 회생의 발판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윤병희 기획팀 과장은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임원 급여를 깎는 대신 직원 급여는 보전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하던 경영진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며 "이런 믿음이 있었기에 일반 법정관리 업체들과 달리 한 건의 공기 차질도 생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임직원 100여명은 올해 첫날도 무등산 장원봉에 올랐다. (사진) 한 직원은 "새해 벽두마다 무등산을 찾았지만 올해엔 다함께 힘을 합쳐 회사를 조기 정상화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남양건설은 회생 계획에 따라 올해부터 10년에 걸쳐 조정 채무액(약 33%)을 갚게 된다. 4월부터는 단독으로 공사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채무를 모두 갚아야 법정관리를 졸업하지만 회생 9부 능선은 넘는 셈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직후 관리인으로 선임된 마형렬 회장도 자구 노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리스한 기아자동차 K5로 여수 인근 공사장에서 춘천시 강원대 BTL 공사 현장까지 전국 70개 사업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마 회장은 "택지 · 도로 · 교량 · BTL 건설공사 등 그동안 경쟁력을 쌓아온 관급공사에 치중하면서 수도권 역세권 중심으로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소형 오피스텔 공급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