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굴삭기 설계 우리가 맡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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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여성 9인방' 최고제품 도전
"굴삭기에 여성의 섬세함을 불어넣어 세계의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싶어요. "
현대중공업 건장개발1부(건설장비개발1부)에 근무하는 여성 9인방이 굴삭기 설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며 연초부터 똘똘 뭉쳤다. 이선경 과장(35) 등 여성 9명은 힘 있고 우람한 굴삭기의 이미지로 보아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져온 굴삭기 설계 부서에서 남자 사원 40명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며 우먼 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대학에서 자동차 공학을 전공한 후 2001년 이곳에 가장 먼저 발을 디딘 이선경 과장은 베테랑 설계사로 정평이 나 있다. 이 과장은 "흔히 중장비 하면 무겁고 장대한 느낌이 들지만 오히려 자동차보다 더 섬세한 부분이 필요할 때도 많다"고 말했다.
6년차인 김인실 대리는 외관설계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유압설계의 김다례 대리,외관설계 김정순 사원,작업장치설계 조정현 사원 · 김정희 사원,하부주행체설계 서은실 사원,데칼설계 성낙묘,문혜경 사원 등 나머지 여성들도 3년 안팎의 경력이지만 저마다 맡은 부문에서 역량을 뽐내고 있다. 이들 중 5명은 제대로 작동하는지 직접 점검하기 위해 굴삭기 운전자격증도 땄다.
백쌍재 부장은 "매일 밤 이어지는 야근과 특근에도 남성들과 똑같이 굴삭기 모델 개발과 설계에 나서준 여성 9인방 덕분에 현대중공업 굴삭기가 성능이 우수하면서도 외관이 수려하고 세련됐다는 호평을 세계적으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