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여자 프로골프선수 몸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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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골프 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시드(대회 출전권)만 있으면 최소한 5000만원 이상을 요구할 정도로 '귀하신 몸'이 됐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돈은 필요없고 소속사만 있어도 감지덕지했던 분위기와는 완전 딴판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요즘 기업들 사이에 자사 고객을 초청해 프로골퍼들과 라운드하는 '이벤트 프로암'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참가자 대부분이 여자 프로들을 선호한다. 이벤트 프로암에 자주 참가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남자 프로들은 백티에서 쳐야 하는 데다 드라이버샷도 300야드에 육박하기 때문에 동반 플레이하는 아마추어들과의 교감이 약하다"며 "반면 여자 프로들은 레귤러티에서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데다 드라이버샷 거리도 230~240야드여서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기업 관계자들과 라운드하면서 친분을 쌓고 거액의 후원 계약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에이전트들은 이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VIP마케팅에 전력을 기울이는 기업과 프로골퍼들의 계약을 유도하거나 아예 프로구단을 만들도록 부추겼다. 이 과정에서 에이전트들이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선수들의 몸값을 무분별하게 올렸고 이는 '거품'으로 이어졌다.
프로골퍼를 후원하는 기업의 한 관계자는 "미래의 가능성을 판단하지 않고 막무가내식으로 선수를 영입하는 바람에 지난해보다 30%가량 몸값이 뛰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계약금 1억원이었던 선수가 제대로 성적을 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연 3억원을 받고 이적한 것은 '묻지마 영입'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실력에 비해 과도한 몸값 상승은 약보다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선수단 관계자는 "올해 선수들 몸값이 지나치게 급등하면서 미국에서 뛰었던 두 명 외에 신인 선수 영입을 중단했다. 무분별하게 몸값이 오르면 구단 운영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팬들도 프로데뷔 2~3년차 여자프로골퍼들이 7~8년차 국가대표급 프로야구 선수들보다 월등히 많은 돈을 받는 것을 보고 의아해한다.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부른다는 것은 코스 밖에서도 그대로 통용된다.
한은구 문화부 기자 tohan@hankyung.com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요즘 기업들 사이에 자사 고객을 초청해 프로골퍼들과 라운드하는 '이벤트 프로암'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참가자 대부분이 여자 프로들을 선호한다. 이벤트 프로암에 자주 참가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남자 프로들은 백티에서 쳐야 하는 데다 드라이버샷도 300야드에 육박하기 때문에 동반 플레이하는 아마추어들과의 교감이 약하다"며 "반면 여자 프로들은 레귤러티에서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데다 드라이버샷 거리도 230~240야드여서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기업 관계자들과 라운드하면서 친분을 쌓고 거액의 후원 계약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에이전트들은 이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VIP마케팅에 전력을 기울이는 기업과 프로골퍼들의 계약을 유도하거나 아예 프로구단을 만들도록 부추겼다. 이 과정에서 에이전트들이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선수들의 몸값을 무분별하게 올렸고 이는 '거품'으로 이어졌다.
프로골퍼를 후원하는 기업의 한 관계자는 "미래의 가능성을 판단하지 않고 막무가내식으로 선수를 영입하는 바람에 지난해보다 30%가량 몸값이 뛰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계약금 1억원이었던 선수가 제대로 성적을 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연 3억원을 받고 이적한 것은 '묻지마 영입'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실력에 비해 과도한 몸값 상승은 약보다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선수단 관계자는 "올해 선수들 몸값이 지나치게 급등하면서 미국에서 뛰었던 두 명 외에 신인 선수 영입을 중단했다. 무분별하게 몸값이 오르면 구단 운영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팬들도 프로데뷔 2~3년차 여자프로골퍼들이 7~8년차 국가대표급 프로야구 선수들보다 월등히 많은 돈을 받는 것을 보고 의아해한다.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부른다는 것은 코스 밖에서도 그대로 통용된다.
한은구 문화부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