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슈니코프 신화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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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0]전 세계에서 1억정 이상 사용되고 있다는 ‘AK-47칼라슈니코프’ 소총을 비롯해 관리가 쉽고 잔고장이 없는 ‘명품’ 소총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온 러시아 칼라슈니코프 소총이 안마당인 러시아에서 폐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러시아 정부 일각에서 칼라슈니코프 소총 대신 미제나 프랑스제 소총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제기되자 러시아 군 관계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 일간 프라브다는 17일 “아나톨리 세르쥬코프 국방장관이 최근 전설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는 칼라슈니코프 소총류와 드라구노프 저격용 소총(SVD)에 대해 ‘구식’이라고 평하면서 러시아 소총화기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했다.세르쥬코프 국방장관은 세계적으로 평판이 높은 러시아제 소총에 대해 혹평을 했을 뿐 아니라 “해외에서 소총을 수입할 수도 있다”고 밝혀 칼라슈니코프 소총 폐기 가능성까지 불러 일으켰다.러시아는 최근 프랑스로부터 헬리콥터 탑재 미스트랄 군함을 구입하는 등 무기류 해외 구입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군 관계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소총 설계 기술자인 드미트리 시라요프는 “미제 소총은 정확도는 조금 좋을지 모르지만 언제 어디서 잔고장이 발생할지 모르는데 병사들이 과연 그런 총을 믿고 쓸 수 있겠냐” 며 “게다가 해외에서 총을 구입할 경우 러시아 총기제조 산업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체첸에서 대테러 특수부대를 이끌었던 세르게이 글루스키도 “전 세계 테러조직들이 미제 소총을 살 수 있는 자금이 있더라도 일부러 칼라슈니코프 총을 구입할 정도로 러시아 소총은 이미 우수성이 입증됐다” 며 “구식이란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알렉산드르 칼라치힌 정치군사연구소 부소장도 “러시아 소총이 시대에 뒤처졌다는 지적이 일부 맞는 면도 있지만 관리가 쉽고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선 여전히 비교를 불허한다”고 거들었다.
러시아 군부 곳곳에선 드러내놓고 국방장관 발언에 반기를 들진 못하지만 “몇년 전까지 영국과 오스트리아에 수출까지 하던 제품을 구식으로 폄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거나 “실전 경험이 없는 관료들이 탁상행정을 하고 있다”는 식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옛 소련의 무기 개발자 미하일 칼라슈니코프가 1947년 ‘AK-47’소총을 내놓은 뒤 수십년 간 러시아는 각종 칼라슈니코프 개량형 소총을 선보이며 글로벌 무기시장을 주도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러시아 일간 프라브다는 17일 “아나톨리 세르쥬코프 국방장관이 최근 전설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는 칼라슈니코프 소총류와 드라구노프 저격용 소총(SVD)에 대해 ‘구식’이라고 평하면서 러시아 소총화기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했다.세르쥬코프 국방장관은 세계적으로 평판이 높은 러시아제 소총에 대해 혹평을 했을 뿐 아니라 “해외에서 소총을 수입할 수도 있다”고 밝혀 칼라슈니코프 소총 폐기 가능성까지 불러 일으켰다.러시아는 최근 프랑스로부터 헬리콥터 탑재 미스트랄 군함을 구입하는 등 무기류 해외 구입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군 관계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소총 설계 기술자인 드미트리 시라요프는 “미제 소총은 정확도는 조금 좋을지 모르지만 언제 어디서 잔고장이 발생할지 모르는데 병사들이 과연 그런 총을 믿고 쓸 수 있겠냐” 며 “게다가 해외에서 총을 구입할 경우 러시아 총기제조 산업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체첸에서 대테러 특수부대를 이끌었던 세르게이 글루스키도 “전 세계 테러조직들이 미제 소총을 살 수 있는 자금이 있더라도 일부러 칼라슈니코프 총을 구입할 정도로 러시아 소총은 이미 우수성이 입증됐다” 며 “구식이란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알렉산드르 칼라치힌 정치군사연구소 부소장도 “러시아 소총이 시대에 뒤처졌다는 지적이 일부 맞는 면도 있지만 관리가 쉽고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선 여전히 비교를 불허한다”고 거들었다.
러시아 군부 곳곳에선 드러내놓고 국방장관 발언에 반기를 들진 못하지만 “몇년 전까지 영국과 오스트리아에 수출까지 하던 제품을 구식으로 폄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거나 “실전 경험이 없는 관료들이 탁상행정을 하고 있다”는 식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옛 소련의 무기 개발자 미하일 칼라슈니코프가 1947년 ‘AK-47’소총을 내놓은 뒤 수십년 간 러시아는 각종 칼라슈니코프 개량형 소총을 선보이며 글로벌 무기시장을 주도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