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사자 지수 연일 '뒷걸음'…역시 '상투'?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시장 유입이 지속되면서 코스피지수이 조정 흐름을 이어가자 개인들이 또 다시 '상투'를 잡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스피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13일 이후 나흘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1조3000억원 이상 사 들였다. 그러나 코스피는 나흘 중 3거래일 조정 흐름을 이어가며 2100선에서 상승세를 뻗지 못하고 있다.그러나 대우증권은 19일 현 시점에서 개인투자가들의 시장 진입이 상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을 내 놨다.

이 증권사 김학균 연구원은 "한국 가계에 대해 주식시장 참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통념 중 하나는 한국 개인투자가들의 시장 진입 시점에서 주식시장의 상투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라며 "이런 통념에 대해 절반만 동의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1992년 주식시장 대외 개방 이후 한국 증시 강세장의 초반부는 늘 외국인이 주식을 사면서 주가를 끌어올렸고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뒤늦게 뛰어든 국내 투자자들이 받아내는 가운데 강세장이 종결됐던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강세장에서도 2100까지 철저하게 외국인의 힘으로 주가가 올랐고 한국 가계는 뒤늦게 주식시장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 가계는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살 수 밖에 없는 셈.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아직도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에 과잉이 없기에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지만 가계 자금의 주식 시장 유입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한국 가계 자금의 주식시장 쏠림이 주식시장의 중장기 상투를 만들었지만 가계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 시점에서 곧바로 상투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는 분석이다.2003~2007년 강세장에서는 가계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시점 이후 코스피지수가 130%나 올랐다. 1992~1994년 강세장과 1998~1999년 강세장에서도 코스피는 국내 가계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이 시작된 이후 각각 20%와 88%의 추가 상승세를 기록한 이후 강세장을 마감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가계가 늘 상투를 만들었다는 과거의 경험칙을 염두에 둔다고 하더라도 이제 막 가계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이 시작되고 있는 시점에서 주가의 정점 통과를 논한다는 것은 성급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외국인의 기조적 이탈이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한국 가계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이 가시화되면 시장의 수급이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