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 현장을 가다] 로보스타, 산업용 진공로봇 개발

LCD이어 LEDㆍ솔라셀 분야 공략
19일 경기도 안산의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로보스타.2층의 생산라인 곳곳에서 10여명의 생산직원들이 LCD(액정표시장치)용 로봇을 조립하고 있다. 나머지 20여명의 직원들은 점심시간을 넘긴 오후 2시까지 공장 한켠의 숙직실에서 휴식을 취하는 이상한 장면을 연출했다. 최근 LCD 설비투자가 늘면서 LCD패널 등 트랜스퍼(이동)로봇의 납기를 맞추느라 밤샘근무를 했다는 게 직원들의 설명이다.

김정호 로보스타 대표에게 "사람 일을 뺏는 로봇을 만드느라 근로자들이 철야를 한다"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산업용 로봇은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LCD패널의 정교한 이동 등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생산현장에서 로봇을 대체하면 생산성이 2배 이상 늘어나고,결과적으로 30% 정도의 고용창출효과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 LCD · 자동차 · 전자부품 등에 적용되는 로봇을 전문생산하는 로보스타는 국내외 LCD 반도체 산업의 증설효과로 외형이 급성장하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2009년(391억원)대비 약 107% 증가한 8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회사 측은 국내 로봇전문 중소기업 중 최초로 올해나 늦어도 내년께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LCD · 반도체 등 투자를 늘리고 있는 중국을 비롯해 선도업체들이 즐비한 일본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김 대표는 "매출액의 7%를 지속적으로 연구 · 개발(R&D)에 재투자한 결과 정밀도 등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에서 충분히 일본기업들과 승부를 겨뤄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우수제조기술연구센터(ATC)로 지정돼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으면서 디스플레이분야 8세대 진공로봇 개발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웠다.

로보스타가 만드는 산업용 로봇은 기술력을 평가하는 정밀도가 오차범위 내 10미크론(㎛) 이하이다. 정밀도가 1㎛ 이하인 초정밀 스테이지장비도 로보스타의 기술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차세대 반도체(450㎜ 웨이퍼) · LED(발광다이오드) · 아몰레드(AMOLED) · 솔라셀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로보스타는 또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외산제품을 대체하는 데 영업력을 모을 계획이다. 김 대표는 "현재 산업용 로봇을 도입한 기업은 국내 전체의 5%도 채 안된다"며 "95%에 달하는 시장이 미개척상태인 데다 구입 후에도 업그레이드와 추가투자가 필수적이어서 시장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안산=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