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름새 1조위안 풀려…원자바오 "대출 억제" 긴급 지시

연초부터 유동성 과잉 심화…물가안정 위해 긴축 고삐
1분기 내 금리인상 가능성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2주 동안 중국의 신규 대출금이 1조위안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비정상적인 대출 증가를 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다오쿠이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도 "유동성 과잉으로 1분기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긴축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19일 블룸버그통신은 골드만삭스의 분석을 인용,1월1일부터 15일까지 보름간 중국의 대출금이 1조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동방조보는 1월에 총 1조5000억위안이 대출금으로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동방조보는 중국 정부가 올해 신규 대출 규모를 작년보다 10% 정도 줄여 7조2000억위안으로 잡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 8000억위안 정도가 적정한 대출금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작년에 7조5000억위안을 대출금 한도로 책정했으나 7조9500억위안이 집행돼 목표액을 초과했다. 중국의 1월 대출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12차 5개년계획(2011~2015년)이 시작되면서 각 지방정부가 신규 프로젝트에 착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위안단(1월1일)과 춘제(설날) 등 명절을 보내기 위한 자금 수요가 몰린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와 관련,중국경제일보는 "신규 투자의 우선순위를 조절하고 대출금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관리 감독해야 한다"며 "대출받은 돈이 목적대로 쓰이는지,과다계상된 것은 아닌지 등을 감시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순치 홍콩 노무라증권 중국담당 연구원은 "유동성과잉은 식품 가격 이외에 다른 공산품 값을 빠른 속도로 끌어올릴 수 있다"며 "중국의 인플레 압력은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28개월 만의 최고치인 5.1%를 기록했다. 작년 전체적으로는 정부의 통제목표치인 3.0%를 초과,중국 정부가 물가관리 실패를 이례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19일 "비정상적인 은행대출을 줄이고 물가를 안정시킬 것"이라며 "정부가 다양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년 외환보유액이 2조8400억달러로 전년 말보다 18.7% 증가했고,작년에 이어 올 들어서도 각 지방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이 잇따르고 있어 시중에 돈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리다오쿠이 위원은 "유동성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중국의 경제정책이 고도의 경제성장률 유지가 아니라 인플레이션 및 자산 버블 억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며 "1분기 안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리 위원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9.5%로 전망하면서 "인플레를 가속화시키지 않는 적당한 성장률은 8.5~9%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할 경우 경기급랭,부동산시장 버블 붕괴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긴축의 속도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강 인민은행 부총재는 "12차 5개년계획 기간에 무역흑자가 일정한 규모를 넘지 않도록 하고 외환의 해외투자 규제를 더욱 완화해 전체적인 외환보유액 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