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국채 5개월 만에 순매도

본격 매도로 보기엔 시기상조
英 통해 간접확대했을 수도
중국이 지난해 11월 미 국채 보유를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였다.

18일 미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1월 미 국채를 전달보다 112억달러 순매도해 보유 규모가 8956억달러로 줄었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가 감소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이 미 국채 보유 물량을 줄인 것을 이익 실현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미 국채 버리기'로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앨런 러스킨 도이체방크 전략가)라는 것이다.

반면 CNN머니는 2차 양적완화가 달러 약세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중국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음을 상기시키고 중국의 미국 국채 버리기가 가시화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방미 전 월스트리트저널 및 워싱턴포스트와 가진 서면인터뷰에서 "미국의 통화정책이 글로벌 유동성과 자본 흐름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달러 유동성을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해 양적완화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프레드 프랭켈 비콘 트러스트 부회장은 "중국도 미 국채 대량 매각이 '자기 발등 찍기'라는 점을 잘 안다"며 "미국의 양적완화에 화가 나더라도 그런 식으로 보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되레 중국이 실질적으로는 보유 미 국채를 늘렸을지 모른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낸시 후텐 스톤앤드매카시리서치어소시에이츠 애널리스트는 CNN머니에 "중국이 영국의 딜러를 통해 미 국채를 매입하곤 했다"며 영국의 미 국채 보유가 지난해 1월 2080억달러에서 그해 11월 5110억달러로 급증한 점을 주목했다.

케네스 내후 벨에어인베스트먼트어드바이저스 대표는 "중국이 (미 국채를) 내다 팔기 시작했을지 모른다는 점보다 중국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냐가 더 큰 관심사"라고 말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기준 2조8473억달러다. 2009년 6월 말 처음으로 2조달러를 넘어선 뒤 2년도 안 된 올해 1분기 중 3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 보유 미 국채규모는 2009년 7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9399억달러)를 아직도 경신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인민은행은 후 주석 방미 이틀째인 19일 기준환율을 달러당 6.5885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13일 6.5위안대로 올라선 후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절상되고 있다. 위안화 절상 압박을 가하는 미국에 대한 화해 제스처라는 분석이다. 위안화 가치는 미 의회의 위안화 저평가 제재법안 마련,미 · 중 재무장관 회담 등 정치 · 경제적 계기가 있을 때마다 가파르게 오르다 그런 이벤트가 끝나면 원상 복귀한 전례가 많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