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서 돈빌려 '랩 투자' 못한다

금감원, 스폿 랩 판매도 제동
목표전환형 랩은 판매 가능

랩 어카운트(투자일임계약) 투자를 위해 증권사를 통해 돈을 빌리는 행위가 금지된다. 목표를 제시하고 그 수익률에 도달하면 바로 청산하는 '목표달성형 랩(일명 스폿 랩)' 출시도 중단된다.

금융감독원은 19일 랩 고객에게 증권사가 직 · 간접적으로 신용공여를 제공하거나,저축은행 등을 통해 연계신용거래를 주선 · 중개하는 영업이 관련 법령에 위배 된다고 보고 이를 금지할 것을 요청하는 '투자일임계약 관련 영업상 유의사항'을 증권업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랩 열기에 편승해 돈을 빌려주거나 대출을 주선하며 투자자를 모으는 방식은 고객의 재산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투자 권유"라며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분쟁에 휘말릴 소지가 많아 이 같은 지침을 내려 보내 18일부터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또 미리 정한 수익률이 되면 조기청산하는 '스폿 랩'에도 제동을 걸었다. 목표를 제시하면서 투자 권유하는 행위가 '수익률 제시 제한'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일정 기간의 평균 수익률과 최고 · 최저 수익률 등을 제시할 수 있지만 그외의 방법으로 수익률을 제시하면 안 된다"며 "스폿 랩은 고수익 제시로 투자자를 현혹할 가능성이 높아 관련 규정을 어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랩의 위법성 여부는 계약에 따라 판단해야 하므로 일률적으로 금지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도 "통상 2%의 선취수수료를 떼는 현행 방식의 스폿 랩은 수수료 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증권사와 고객 간 이해상충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정 수익을 낸 뒤 채권에 투자하는 목표전환형 랩은 여전히 판매가 가능하다. 선취수수료를 떼지만 목표수익 달성 후에도 자산 배분의 변화를 통해 일정 기간 자산관리를 해주는 방식이라 문제가 없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또 투자자문사 등에서 추천받은 종목과 비중대로 일률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