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지경 "보따리까지 쌌는데…"

이임식 미루고 또 대기
"이임식 하려고 보따리까지 쌌는데…."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사진)이 19일 출입기자단과의 오찬에서 최중경 지경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바라보는 '복잡한 심경'을 피력했다. 이날 점심은 최 후보자의 청문회 통과를 예상하고 최 장관이 기자들과 잡은 '마지막 점심' 약속이었다. 그러나 최 후보자의 청문 보고서 채택이 난항을 겪어 최 장관은 이날 오후 치르려던 이임식을 미뤘다.

최 장관은 "나도 정치인인데 이번에도 못 나가면 이미지가 안 좋아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최 장관은 경북 경산 · 청도가 지역구인 현역 국회의원으로 지난해 8월 개각 때 정치권에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당시 이재훈 지경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로 임기가 4개월 넘게 연장됐다.

지난해 12월31일 이명박 대통령이 최 후보자를 신임 장관으로 지명하면서 최 장관은 정치권 복귀를 준비해왔다. 지난 12일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은 한 번도 힘든데 두 번이나 겪어서야 되겠느냐"며 "이번에는 꼭 정치권으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약 1년4개월간 지경부를 이끌며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 수주,중견기업 육성 대책,연구 · 개발(R&D) 혁신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청와대의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 "현 정부에서 가장 일 잘하는 장관"으로 뽑혔고 지경부 직원들 사이에선 "역대 최고의 산업자원부(지경부 전신) 장관" "떠나보내기 싫은 장관"이란 평가를 받았다.

최 장관은 지경부 직원과 기자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좋은 시절을 만나 열심히 일할 수 있어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기분 좋게 일하고 떠난다"는 말을 자주 했다.

서기열/주용석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