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사양산업도 다 희망있어”

[한경속보]일본을 방문했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9일 귀국길에서 “어떤 사업이든 다 희망이 있다”며 “어떻게 가느냐가 문제다”라며 신년구상을 밝혔다.이 회장은 이날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에서 사업가 교수,옛날 학교 동창 등을 만나고 돌아왔다”면서 “예를들어 섬유산업도 사양길이라고 했지만 다 올라온다”면서 “(사양산업이더라도) 다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해외 출장길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각종 메시지를 던지면서 자신의 경영철학을 밝혀왔다.이 회장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참석 후 귀국길에서 장남인 이재용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골자로 한 ‘광저우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사양산업이라도 “희망이 있다”는 발언은 올초 이 회장이 “10년 뒤엔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과 사업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한 것과 관련해 새로운 해석을 낳고 있다.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등 성숙기에 접어든 삼성 계열사들의 사업 구조 변화를 고민해오던 이 회장이 ‘삼성 100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신수종 사업 구상을 찾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일본 출장기간 동안 지인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회장은 “세상이 하도 빨리 바뀌니까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5년 뒤 10년 뒤를 그 사람들도 상상을 못하더라”고 말했다.이어 “억측은 할 수 있으나 구체적으론 생각을 못한다”고 답했다.

한편 일본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이 회장은 오는 24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재계 총수 간담회에 참석해 올해 경제 현안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이 자리엔 이 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구본무 LG회장,최태원 SK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과 비롯해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을 포함한 경제 5단체 인사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