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中 정상회담] "예비회담서 北 진정성 확인"…북핵 등 모든 현안 논의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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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 물꼬 트이나북한이 20일 오전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를 전격 제의하고 우리 정부가 이를 수용하기로 해 남북대화에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급변하는 남북관계
장광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통상 장성급 이상 회담을 고위급이라고 하는데 국방장관 회담으로 해석해도 틀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북한은 예비회담 개최 날짜와 장소는 남측의 편의대로 정하자고 제의했고,모든 현안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고위급 군사회담을 제의한 것은 미 · 중 정상회담 결과를 반영한 대화 공세 차원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미 · 중 정상회담에서 남북대화를 권고한 것을 북한이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모양새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며 "북측은 남북대화와 6자회담을 연결하겠다는 로드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미 · 중 정상회담 이후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라며 "남북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한 대화 공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회담 제의 자체를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회담에 나가 북측의 진정성을 확인하겠다"며 "예비회담이 열리면 북측의 의도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 당국자는 "비핵화 문제를 별도로 논의 할 당국 간 회담 개최를 북에 제의했는데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예비회담 제안 시기에 대해 "빠른 시간 내에 북에 제의할 것"이라며 "내일이나 다음 주 초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예비회담은 양측의 일정을 고려할 때 내달 초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의 이 같은 움직임은 '선(先) 남북대화'를 강조한 미 · 중 정상회담 결과에 '화답'하는 수순으로 천안함 이후 동결됐던 6자회담 재개 흐름에 상당한 탄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남북간 국방장관 회담은 2000년 9월24~26일 제주도 회담,2007년 11월27~29일 평양 회담 등 두 차례 열렸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