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꿈이 구체적일수록 성공의 길은 선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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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강창균·유영만 지음|한국경제신문|223쪽|1만2000원1985년 4월 미국 프린스턴대 고등과학연구소는 코넬대 철학과 2학년생 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자신의 신분과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를 구체적으로 적도록 했다. 연구소는 조사 목적이 소련과 경쟁하는 미국 정부가 청년들의 정신문화를 파악해 국가 정책을 세우는 데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속였다. 백지를 제출하거나 장난스럽게 반응하지 않고 성실하게 응답한 학생은 총 17명이었다.
15년 후인 2000년 4월,연구팀은 자료를 개봉하고 1년간 참가자들을 추적했다. 인터뷰도 요청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살아 있는 29명 중 사회 지도급 위치에 오른 사람은 18명이었는데 삶의 목표를 진지하게 적어냈던 16명이 포함돼 있었던 것.이들의 재산은 설문에 성실하게 답하지 않았던 사람들보다 평균 2.8배 많았고,90%는 현재 삶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반면 불성실하게 답변한 사람들의 삶은 대부분 순탄치 않았다. 《버킷리스트》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꿈과 목표의 중요성을 다룬 책이다. 영화 제목으로도 쓰였던 '버킷 리스트(bucket list)'는 우리말로 '양동이 목록' 혹은 '장바구니 목록'이다. 직접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지 않으면 결코 소유하거나 향유할 수 없는,종이에 적힌 허황된 내용에 불과한 이 목록은 바로 '내 생애 꼭 하고 싶은 일들'이란 뜻으로 통용된다.
저자들은 버킷리스트가 거창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죽기 전에 봉사활동 하기(위암 말기 환자),스마트폰 갖기(16세 여고생),내가 쓴 소설로 서재 채우기(42세 교사),아내와 세계 일주하기(40대 사장) 등 사람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목표와 희망을 갖고 조금씩 준비해가는 과정,긍정적인 태도가 바로 행복을 가져다 주는 열쇠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버킷리스트를 적용하는 방법을 일방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호텔 조리실의 사회 초년병인 태양군과 60대 호텔리어인 데이비드씨의 얘기(소설)를 통해 어떻해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실천해 가는지 과정을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 워너 브러더스를 세운 워너 형제들,사업가 록펠러,영국의 코디미언 데이브 이스마이,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여러 유명인들의 사례가 곳곳에 녹아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