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구하 씨 등단 7년 만에 첫 시집 '물에 뜬 달' 출간

2004년 문예지 '자유문학'으로 등단한 시인 황구하씨가 첫 시집 《물에 뜬 달》(시와에세이 펴냄)을 출간했다. 경계없이 흘러가는 물의 초월적 이미지가 자연과 생의 애환을 차분히 끌어안고 있다.

'강이나 바다나 호수나/ 물에 뜬 달은/ 마음을 끌고 간다// (중략) 그곳이 어디든/ 마지막 어둠까지 다 내려놓고/ 또 다른 몸에 스미어/ 한 몸을 이루는/ 허공의 달/ 환한 그림자를 끌고 간다. '('물에 뜬 달' 부분)흘러흘러 낮은 곳으로 모든 것에 침투되는 물은 인간의 근원적인 실존감과 그리움을 대변한다. 북풍이 '시린 초겨울 까치발을 하고' 종이꽃이 '진분홍꽃물 까무룩 토해내는' 등 시편 속의 자연은 단순한 서정성의 대상을 넘어 살아있는 존재로 비유된다. 공광규 시인은 "고전시법을 유쾌하게 현재화한 작품들"이라고 평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