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中 정상회담] 후진타오 "中 인권, 이뤄야 할 것 많다"

금기 깨고 "인권 보편성 인정"
급변하는 남북관계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 양국은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였지만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가진 연설에서 "역사는 모든 국가의 책임과 시민들의 인권,특히 인간의 보편적 권리가 신장될 때 그 사회가 보다 조화롭고 더 많은 성공을 거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중국의 인권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국빈으로 초청한 정상과 함께 한 회견에서 상대국가가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사안을 언급한 것이다. 그만큼 중국 인권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의 주된 관심사였다. 중국 인권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는 지지그룹의 강도 높은 비판을 해소하려는 취지도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공개로 진행된 양측 회담에서도 2010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반정부 세력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며 후진타오 주석을 압박했다. 또 후 주석에게 공식적으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중국 정부의 대표들이 만나 그들의 종교 유지 및 문화적 정체성 문제에 관해 대화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과 중국의 인권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논의했다고 백악관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미국과 중국 양국 관계는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해야 하며,상호 이해와 발전의 길을 존중해야 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인권 문제 언급을 반박했다. 하지만 "인권의 보편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다"고 언급해 예전보다 진일보한 태도를 보였다. 이전까지 중국 정치권에서는 '민주'와 '인권'을 보편적 가치로 여기는 것을 금기시했다. 한걸음 더 나가 후 주석은 "인권과 관련해 중국에서 더 많은 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해 미국 측의 지적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듯한 느낌을 줬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