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성수구역에 매머드급 주거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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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전략정비구역 첫 통과서울 성수전략정비구역의 재개발 밑그림이 확정됐다. 서울시가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다양화하기 위해 초고층 재개발을 허용한 압구정 · 여의도 · 이촌 · 합정 등 5개 전략정비구역 중 정비계획과 구역지정안이 확정된 것은 성수구역이 처음이다. 이곳에는 상한용적률 284~317%가 적용돼 최고 50층짜리 아파트 8247채가 들어선다. 서울시 계획에 대해 조합추진위원회와 지주들은 "용적률 상향과 강변북로 지하화 및 문화공간 조성 비용 경감 등의 주민 요구가 수용되지 않아 사업성이 약해졌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8200채 건립…2013년 말 분양
"사업성 낮아 지연 가능성도"
◆7~50층 아파트 건립서울시는 성수1가 1동 72의 10 일대 53만399㎡에 아파트 8247채를 건립하는 내용의 '성수전략정비구역 주택재개발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 지정안'이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성수구역은 총 4개 지구로 나눠지며 지상 7~50층 높이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지구별 건립 규모는 △1지구 2909채 △2지구 1909채 △3지구 1852채 △4지구 1579채 등이다. 전용면적 85㎡ 이하가 6600채(80%),85㎡ 초과가 1647채(20%)다. 이 가운데 임대주택 1404채를 제외한 6843채가 조합원 및 일반분양분이다.
서울시는 현재 조합원이 4412명인 점을 고려할 때 일반분양 물량은 2400채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조합설립인가와 사업시행인가 등을 거쳐 2013년 말이나 2014년 상반기쯤 일반분양이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시는 단지 앞 강변북로 460m를 지하화해 한강으로 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공연장 전시장 등 다양한 문화공간도 조성키로 했다. 서울숲과 뚝섬유원지를 연결하는 대규모 공원을 만들고 지하철 2호선 성수역과 뚝섬역을 잇는 남북 그린웨이도 만들 방침이다.
◆"사업지연 가능성 배제 못해"
성수구역 조합추진위원회들은 부동산 시장 동향과 지방자치단체 및 추진위의 적극적인 홍보가 향후 재개발 사업 순항여부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성수구역에선 사업성이 낮아 재개발이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강변북로를 지하화하고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등의 비용으로 약 1600억원을 부담하고 해당 지역 부지 25%를 기부채납했음에도 신축 가능한 연면적 규모가 별로 넓어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성수4지구 재개발추진위원회 김태건 부위원장은 "추진위 사업 방향에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이 활발해지면 추가 분담금을 둘러싸고 조합원 사이에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다"며 "서울시가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초고층 개발취지와 분담금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반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수1지구 추진위 관계자는 "일반분양 물량이 비교적 넉넉한 만큼 주택 시장이 회복돼 높은 값에 팔 수 있게 된다면 분담금 논란은 가라앉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래 활성화는 힘들 듯
현지 중개업소들은 개발계획 확정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당장 활성화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성수구역 내 20㎡(6평) 전후 소형지분 가격은 2006년 3.3㎡당 4500만원대에서 2007년 8000만원대까지 치솟았다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약세를 보였다. 작년 하반기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지만 정비계획이 기대수준에 못 미쳐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A공인 관계자는 "20㎡ 정도의 대지지분을 가진 조합원이 전용 84㎡(32평형) 아파트에 들어가기 위해선 3억~4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분담금이 1억원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란 일부 중개업소 말을 믿고 지분을 매입한 이들이 항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B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시가 구역 뒤쪽 준공업지역을 신도시급으로 재정비할 예정이고,삼표레미콘공장 부지에 현대자동차그룹의 110층 빌딩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며 "5년 이상 길게 보면 투자 잠재력은 나쁘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정선/조성근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