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값 1년 새 3배…한약재 가격 급등

작황 부진에 사재기 겹쳐…당귀, 작년대비 193% 뛰어
산수유 가격이 최근 1년 새 3배 이상 오르는 등 한약재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해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국내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중국 수입산 가격까지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일부 품목은 중간 수집상들의 사재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한약재 업계에 따르면 600g을 기준으로 한 국내산 산수유 도매가격은 지난해 1월 평균 9000원에서 이달엔 평균 3만2000원 선으로 뛰어올랐다. 1년 동안의 상승률이 255.5%에 이른다. 국내산 오미자 가격도 2만7000원으로 같은 기간 2배 가까이 올랐다. 한약재 제조·판매업체인 휴먼허브 관계자는 "산수유와 오미자의 경우 건강식품용 수요가 늘어나면서 물량이 줄어든 것이 가격을 밀어올린 요인"이라고 전했다. 이들 품목은 수입산을 한약재로 사용할 수 없는 규정 때문에 국내 작황이 나빠지면 가격이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설명이다.

국내산 한약재 중에는 또 한국 토종 종자를 사용한 당귀 가격이 1만7000원으로 작년 1월에 비해 193.1% 급등했다. 전남 순천에서 재배한 택사(9500원)는 137.5%,껍질을 벗긴 산약(1만3000원)은 85.7%,일본 종자를 사용한 경북 영양의 천궁(7200원)은 50% 상승했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수입 한약재도 크게 올랐다. 반하 600g은 2만80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80.6% 뛰었으며,작년 1월 4300원이던 연교는 7500원으로 상승했다. 중국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베트남 등에서 수입하는 품목도 함께 오르고 있다. 중국 한약재 가격 상승은 중국내 소비가 늘어난 데다 지난해 주요 산지가 홍수와 가뭄 피해를 입으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전 용전동의 한 한약재 도매상은 "최근엔 1주일 사이에도 가격이 바뀌고 있어 홈페이지에 시세표를 업데이트하는 것도 포기했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