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강세에 나프타·에틸렌 동반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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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틸렌, 6개월 만에 53% 올라…유화공장 정기보수로 공급 줄 듯
나프타 에틸렌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제품의 주요 원료 가격이 치솟고 있다. 유동성 확대,달러 약세 영향 등으로 원유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전 세계 주요 석유화학 공장들이 정기 보수에 들어가면서 공급량이 줄어든 것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혔다.
20일 원자재정보업체 코리아PDS에 따르면 지난주 일본에서 현물로 거래된 나프타(C&F · 운임 포함 인도 조건) 가격은 t당 871.25달러로 작년 저점인 6개월 전(658.13달러)보다 32.3% 올랐다. 1년 전(742달러)에 비해서는 17.4% 상승한 가격이다. 한국에서 현물로 거래되는 에틸렌(FOB · 본선 인도 가격) 가격은 지난 14일 t당 1231달러를 기록,6개월 전(800달러)에 비해 53.8% 치솟았다. 프로필렌 가격도 6개월 전(1055달러)에 비해 크게 오른 t당 1302달러를 기록했다.
석유화학 원료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핵심 원재료인 원유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나프타는 원유를 증류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오고,나프타를 열분해하면 그 부산물로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이 생산된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 원유(WTI)는 19일(현지시간) 배럴당 90.86달러로,전날(91.38달러)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한 달 전(88.81달러)에 비해 2.3%,6개월 전보다는 12.7% 올랐다. 작년 12월22일에는 90.48달러에 거래를 마쳐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택형 코리아PDS 연구원은 "풍부한 유동성과 달러 약세 영향은 물론 원유 수요가 증가하면서 유가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 세계 주요 크래커들이 정기보수를 계획하고 있어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도 석유화학 제품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백영찬 SK증권 연구위원은 "당초 시장에서는 에틸렌의 경우 전 세계에서 680만t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 실제 생산량은 600만t을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아시아지역에서 정기보수 계획이 잡혀 있는 유화업체는 LG화학,호남석유화학,대만 포모사 등 18개에 이른다.
지난 17일 발생한 여수산업단지 정전 사태도 최근 가격 상승에 일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백 연구위원은 "동북아시아 석유화학 시장에서 한국은 주요 공급주체인 만큼 국내 산업단지에 정전 사태가 발생한 것이 트레이더들에게 심리적으로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