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환율문제 여전히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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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G2의 초대형 외교 이벤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나흘간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이 21일 끝난다. 서로 꼬리를 문 보복관세 부과,위안화 환율전쟁,영유권 분쟁과 외교적 갈등으로 경제 · 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전선을 형성하며 대립해온 미국과 중국이었다.
오바마·후진타오 회담
산업·통상분야는 진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 주석은 19일 정상회담을 갖고 산업과 통상 문제에서 관계를 재설정,개선하는 성과를 올렸다. 구체적으로 풀지 못한 과제도 남겼다. 국제사회에 대한 북한의 도발과 핵 문제는 원론적인 합의에 만족했다. 위안화 환율과 인권 문제 역시 이견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이틀 두 차례의 만찬으로 후 주석을 환대했다. 두 정상은 "긍정적,건설적,협력적,허심탄회,실용적"이란 표현을 총동원해 정상회담을 자평했다. 후 주석은 "(미국과 중국이) 같은 배를 탔으며,같은 방향으로 노를 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보잉 항공기 200대에다 자동차 부품,기계류,농산물 등 총 450억달러(50조원)가 넘는 미국 제품을 구매한다는 계획을 이번에 확정했다.
10%에 육박하는 실업률 해소에 목마른 오바마 정부에 던진 선물 보따리다. 그는 중국의 선물이 23만5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의미를 달았다. '미국의 은행'이 된 중국이 이번엔 '고용주'로 나선 격이다. 같은 배를 탔다지만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젓지 못하는 분야도 확인됐다. 중국의 위안화 환율 정책과 인권 문제다. 미국은 공정한 시장 경쟁을 내세우며 위안화 절상을 요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정부의 위안화 절상 속도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정상회담에서 후 주석을 밀어붙인 사실을 감추지 않았다. 환율전쟁이 재연될 수 있는 소지를 남긴 셈이다.
인권 문제에서도 미국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0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수감하고 있는 후 주석에게 인권 보호와 신장을 강하게 촉구했다. 후 주석은 미국과 서로 다른 중국의 경제발전 단계와 시스템,역사와 문화를 주장하며 환율과 인권 문제를 방어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남북대화,6자회담 재개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의 표현은 달랐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방지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반면 후 주석은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선을 그었다. '미완의 합의' '표면상의 합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 정부는 북한 문제와 관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비핵화를 위해 긴밀한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대북 규탄과 제재 방안이 없어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