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셋톱박스 역할…TV·PC 연결해 동영상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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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1월부터 '호핀' 서비스…삼성과 전용 스마트폰 내놔
통신3社 'N스크린 전쟁' 점화
"올해 통신업계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N스크린이다. "
서진우 SK텔레콤 사장은 이달 초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N스크린을 둘러싸고 통신 3사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N스크린은 콘텐츠를 다양한 디지털기기를 통해 끊김없이 볼 수 있게 한다는 개념이다. 통신사들이 N스크린을 올해 핵심 경쟁 부문으로 손꼽는 것은 이것이 궁극적으로 소비자를 자사 서비스 안에 묶어 둘 수 있는 최고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갖고 있는 기기로 볼 수 있다면 콘텐츠 이용이 늘어날 뿐 아니라 통신 서비스를 비롯한 부가 서비스를 다양하게 쓸 수밖에 없게 된다.
SK텔레콤은 2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N스크린 전략을 발표한다. 통신 3사 중 N스크린 전략만을 따로 밝히는 것은 SK텔레콤이 처음이다.
◆SK텔레콤 N스크린 플랫폼 전략 시동SK텔레콤은 영상 콘텐츠를 TV,PC,스마트폰,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N스크린 서비스 '호핀(hoppin)'을 조만간 시작한다. 호핀 전용 사이트를 오픈하고 이 서비스가 탑재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 호핀'을 판매한다.
'호핀'은 스마트폰을 마치 셋톱박스처럼 쓴다. 스마트폰에 N스크린 전용 소프트웨어를 장착했다. 스마트폰이 모바일 셋톱박스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떤 기기에서든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단말기 간 호환 문제 등으로 당분간은 서비스가 제한적이다. SK텔레콤 의 호핀 서비스는 스마트폰에서 보다가 중단한 동영상을 TV에서 이어 보려면 HDMI 단자를 통해 스마트폰과 TV를 연결해야 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스마트폰으로 고화질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텔레콤은 최초의 N스크린 전용 플랫폼이 등장한다는 점,전용 콘텐츠 수급에 본격 나선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SK텔레콤은 디즈니사와 제휴해 영화 콘텐츠를 확보했고 앞으로 동영상과 케이블TV 콘텐츠로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스마트폰과 TV 또는 태블릿PC 등을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 남아 있다. 누가 그런 불편을 무릅쓰고 서비스를 이용하겠느냐는 얘기가 경쟁사 쪽에서 나온다. 진영민 KT 상무는 SK텔레콤 호핀에 대해 "단말기 판매와 새로운 부가서비스로서 의미는 있겠지만 본격적인 N스크린은 좀 더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네트워크,클라우드 구축 경쟁
그렇다면 본격적인 N스크린은 무엇일까. 통신사들은 '클라우드 컴퓨팅에 기반한 콘텐츠의 자유로운 이용'이라고 말한다. SK텔레콤 역시 클라우드를 활용해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에서든 볼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재 그 기반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전용 단말기를 출시해 고객을 선점한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N스크린을 위해선 충분한 단말기 보급과 안정적인 클라우드 시스템,네트워크 등 선행돼야 할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은 우선 상반기 중 이런 선행 조건들을 집중적으로 마련하는 데 힘을 쏟을 방침이다. 지난해 컨버전스 와이브로 본부 산하에 N스크린 관련 조직을 신설한 KT는 올해 이를 'N스크린 CFT'라는 조직으로 확대 개편했다. 진 상무는 "우선 2월 말에 애플 앱스토어,구글 안드로이드마켓,KT 올레마켓 등에서 올레tv의 앱을 다운로드 받아 이용할 수 있는 N스크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와이파이망을 대대적으로 확충해 상대적으로 미약한 유선망을 보충하는 한편 N스크린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올해는 단말기를 더욱 확대하고 대용량 콘텐츠도 무리없이 볼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 N스크린
N-screen.스마트폰,태블릿PC,TV,PC 등 다양한 기기에서 같은 콘텐츠를 연이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서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아 보던 중 종료해도 뒤에 PC나 TV에서 별도의 다운로드 없이 곧바로 종료 이후 부분부터 이어 볼 수 있다. N은 연결되는 미디어 기기의 수를 의미하며,스마트폰-컴퓨터-TV 등 3개가 연결되면 '3 스크린'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