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본사 '노하우' 믿는게 돈 버는 지름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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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맹본부와의 생산적 관계프랜차이즈 가맹점이 개인 독립점과 결정적으로 구별되는 점은 가맹본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점이다. 이는 가맹계약에 따른 것이어서 당연히 규정을 지켜야 한다. 사업 초기에 이를 잘 지키던 가맹점주도 조금씩 장사에 익숙해지고 매출이 올라가면 옆길로 빠지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본사 규정에서 벗어나 수익 극대화 방법을 궁리하게 되는 것.결론적으로 이는 단견이다. 본사가 오랜 시간 쌓은 노하우를 믿고 따르는 게 서로 '윈윈'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가맹본부와의 생산적 관계가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 부문에서 상을 받은 가맹점 4곳은 한결같이 프랜차이즈 원칙에 충실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BBQ 문정점서울 문정동에서 BBQ 문정점을 12년째 운영하고 있는 이주곤 사장은 스스로를 '행복한 창업자'라고 말한다. 치킨의 주 고객인 동네 어린이들로부터는 '마음씨 좋은 BBQ아저씨'로 불린다. 그는 3년간 개인 치킨전문점을 운영한 적이 있다. 경쟁이 치열한 치킨시장에서 개인 독립점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치킨 업종에서는 브랜드 파워가 장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게 현실이다. 주 고객층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란 점을 감안해 소형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문정동 상권에 터를 잡았다.
그의 선택은 적중했다. 이 사장 부부의 성실함과 푸근한 성품은 고객을 불러모았다. 한 동네에서 15년째 장사를 하고 있어서인지 200명이 넘는 단골들의 이름과 좋아하는 메뉴를 그는 모두 기억한다. 지금도 초심을 잃지 않고 본사 매뉴얼을 고집한다. '맛과 서비스가 한결같다'는 말이 가장 듣기 좋다는 이 사장은 전형적인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모습이다.
뭔가 변화의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에서 본사의 권고로 이 사장은 카페형 매장으로 가게의 컨셉트를 바꾸고 이를 적극 홍보했다. 배달은 물론 홀 판매까지 병행했다. 고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본사에서 신메뉴를 출시하거나 사은행사를 할 때마다 단골들에게 문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사장은 "가맹점 창업으로 성공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을 만한 본사를 선택하는 것이고 다음은 규칙을 잘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선당 인천 학익점
채선당 인천 학익점을 운영하고 있는 류경순 사장은 은행 지점장 출신의 남편을 내조하던 전형적인 가정주부였다. 남편 퇴직 후에 좀 더 보람된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웰빙 먹을거리에 도전했다. 점포 임대료를 포함,약 2억원의 투자비가 들었다. 오픈 초기엔 점심 때만 반짝 손님이 있을 뿐 저녁이나 주말에는 매장이 텅 비곤 했다. 지금은 채선당 전체 가맹점 중에서도 상위 랭킹에 오를 정도로 영업 실적이 우수하다.
류 사장 역시 본사 교육과 매뉴얼에 대한 신념이 남다르다. 한식점에서 10명이 넘는 종업원이 톱니바퀴처럼 오차 없이 일할 수 있는 것은 매뉴얼과 훈련 덕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점주 스스로 완벽한 매장 운영에 대한 노하우와 지식을 갖춰야 했다. 류 사장은 "자신이 잘나서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가맹점으로서의 매력을 잃게 되고 실패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고 충고했다. 그는 영업실적이나 식재료 관리 상태 등을 슈퍼바이저에게 주저없이 공개한다. 정확한 데이터를 본사가 공유하고 있어야 가맹점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고 믿는 까닭이다. 최근 본사가 시작한 '1+1 기부행사'도 류 사장이 제안한 아이디어다. 계절 보양식도 류 사장과 본사가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낸 신메뉴다. 본사와 가맹점의 밀착관계가 왜 중요한지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시즌2 쪼끼쪼끼 김포 풍무점
'시즌2 쪼끼쪼기' 김포 풍무점을 운영하고 있는 황기순 사장은 6년 전까지만 해도 잘나가던 건축사업가였다. 건축경기가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자영업의 길로 들어섰다. 창업에 들어간 투자비용은 임대료와 권리금을 포함,총 1억2000만원 정도.
장사 초기에 그는 손님이 들어오면 겁이 더럭 났다. 조금만 바빠져도 무엇을 먼저 해야할지 우왕좌왕하기 일쑤였다. 다행히 담당 슈퍼바이저가 꾸준히 지도해준 덕분에 이제는 모범 가맹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결과 인수 당시보다 50% 이상 매출이 올랐고,월 880만원 정도 순익을 올리고 있다. 개점 5년이 지나 황 사장은 가게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본사에서 새롭게 론칭한 '시즌2 쪼끼쪼끼' 1호점으로 재단장을 했다. 실험점포의 경영자를 자청한 것이다. 황 사장은 스스로를 '성실한 점주'라고 표현한다. 전략가도 아니고 아이디어맨도 아니지만,본사가 제공하는 매뉴얼과 전략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믿는다.
◆남노갈비 전주 효자점
남노갈비 전주 효자점을 운영하고 있는 곽준영 사장은 대학 졸업 후 바로 PC방 사업을 했을 정도로 일찍부터 자영업에 눈을 떴다. 남노갈비를 시작하게 된 배경은 의외로 단순하다. 가맹본사의 직영점에 자주 가는 단골이었다가 맛에 매료돼 창업하게 된 것이다. 목 좋은 자리를 얻기 힘들었던 탓에 입지를 선정하는 데만 3개월 정도 걸렸다. 입지가 좋지 않아 본사의 승인을 얻는 것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사업에 대한 열정과 프랜차이즈 시스템에 대한 경험을 무기로 본사를 설득했다. 곽 사장은 월 임대료가 140만원인 점포에서 한 달 매출을 4000만원 가까이 올리는 효자매장으로 키워냈다. 그 밑바탕에는 그의 집요한 열정이 스며 있었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하루 세 번은 반드시 주방에 들어가 맛과 위생상태를 점검한다. 본사에서 제공한 매뉴얼은 어떤 이유에서든 지키고 있다. 담당 슈퍼바이저가 매장을 방문 · 지도할 때는 본인뿐만 아니라 전 직원이 참석,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이해하고 준수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u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