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인공섬 가라앉고 있다"

사업 중단으로 모래침식 가속

금융위기 탓에 개발이 중단된 두바이의 인공섬 '더 월드'(사진)가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인공섬 사이의 여객선 사업을 담당하는 펭귄마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인공섬 개발 사업이 부진해진 데다 모래가 침식되면서 '더 월드'가 가라앉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펭귄마린은 더 월드 개발사인 나킬과 계약 해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펭귄마린이 두바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는 "섬 주변의 모래가 침식되며 더 월드가 점차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있어 계약 해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나킬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나킬 관계자는 "더 월드 프로젝트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사업을 포기할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며 "지난 3년간 정기적으로 상태를 점검했지만 모래를 추가로 공급해야 할 만큼 심각한 침식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나킬 측은 또 "자금난으로 개발 속도가 좀 느려졌을 뿐"이라며 "이것은 10년간 꾸준히 진행해온 장기프로젝트이며 꼭 완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월드는 바다에 매립한 260여개 인공섬을 이용해 5대양 6대주를 형상화한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다. 나킬이 2009년 말 모회사인 국영 두바이월드와 함께 채무상환 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한 이후 개발이 중단돼 현재까지 답보 상태다. 한편 두바이의 부동산 가격은 2008년 4분기에 정점을 찍은 이후 현재 58%가량 폭락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두바이 주택 가격은 향후 2년간 10% 이상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