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열·미켈슨 "마스터스서 다시 만나자"

아부다비챔피언십 맞대결 소감
"세계랭킹 50위 안에 들어 꼭 마스터스에 출전할 겁니다. "

한국남자골프의 '영 건' 노승열(20 · 타이틀리스트)의 기세가 시즌 초반부터 예사롭지 않다. 23일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 HSBC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필 미켈슨과 맞대결을 벌였는데도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냈다. 노승열은 이번 주 바레인에서 치러지는 볼보골프챔피언스를 포함해 카타르마스터스 두바이데저트클래식까지 4주 연속 중동에서 열리는 유러피언투어에 출전할 계획이다. 톱랭커들이 많이 나오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 세계랭킹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노승열이 미켈슨과 동반라운드를 한 것은 처음이다. 아들의 골프백을 메는 노구현씨는 "4라운드 전 연습그린에서 미켈슨의 캐디가 먼저 말을 걸어오더라고요. '프레지던츠컵 전초전 같네요'라고요. 그래서 팽팽했던 분위기가 누그러졌지요. 미켈슨 옆에는 교습가 부치 하먼이 따라다니더군요"라고 전했다.

노승열은 일단 경기가 시작되면 상대를 의식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노승열은 "똑같이 드라이버를 잡았을 때 제 볼이 미켈슨보다 15야드는 더 나갔다"며 "그러나 쇼트게임은 듣던대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고 감탄했다. 그는 또 "미켈슨이 '작년에 마스터스에 나왔는가'라고 묻기에 못나갔다고 하자 '올해는 꼭 나오기를 바란다'는 말을 해줬다"고 덧붙였다. 노승열은 4라운드 18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으며 공동 18위로 마무리했다. 세계랭킹은 지난주와 같은 64위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