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커피브랜드, 앞다퉈 출점경쟁

연매출 14억弗 세가프레도 "한국 직영점 15곳으로"
라바짜도 매장 늘려 맞불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이탈리아 브랜드들이 본격적인 출점 경쟁을 시작했다. '라바짜'가 지난해 말 1,2호점을 낸 데 이어 '세가프레도 자네티(세가프레도)'도 최근 서울 반포동에 2호점을 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세가프레도는 연매출 14억달러 규모의 이탈리아 식음료 그룹인 '마시모 자네티 음료'가 운영하는 브랜드로,40여개국에서 약 500개 매장(유럽 내 약 300개)을 운영하고 있다. 2009년부터 세가프레도의 국내 운영권을 갖고 있는 최경현 도르체비타 사장(48 · 사진)은 국내 커피전문점 운영 및 캡슐 커피,원두,기계 유통 등을 모두 총괄한다. 라바짜가 커피전문점,원두 납품,기계 유통 등을 각각 다른 회사에 맡긴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 사장은 24일 "현재 매장은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와 논현동의 2개 직영점을 포함해 모두 5개"라며 "올해는 직영점을 중심으로 10곳을 더 낸다"고 밝혔다. 그는 "품질 관리를 위해 가맹점 모집은 서두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가맹점주는 본사에 가맹비 2만유로를 보내면 본사에서 각종 부자재를 보내주고 도르체비타가 6000유로를 수수료로 받는다.

세가프레도는 올해 커피머신 사업에 주력한다. 최 사장은 "강원랜드 호텔과 식음료 업장,외식전문기업인 SG다인힐,삼성 · 대우증권에서 세가프레도 커피와 머신을 사용하고 있다"며 "국내 커피머신은 대부분 중국산이지만 세가프레도는 이탈리아 현지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커피 기계 누적 판매량은 약 700대로,올해 롯데 · 신세계백화점과 온라인몰 등을 통해 13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그는 "국내에선 에스프레소에 물을 부어 엷게 마시는 미국식 아메리카노가 유행하고 있지만 일본에선 유럽식 에스프레소 문화가 확산되는 추세"라며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자 기호가 인스턴트 커피에서 라테류의 커피,아메리카노로 옮겨온 것처럼 에스프레소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 메뉴인 '카페 룽고'는 커피 원액을 일반 에스프레소보다 긴 시간 동안 추출한 것으로,보통 에스프레소 한 잔 분량의 원두에서 두 잔 분량의 커피가 추출된다. 세가프레도는 2000년 초 SPC그룹(당시 파리크라상)이 국내에 들여온 브랜드로,2002년 SPC가 운영을 중단한 이후 2006년 한 중소기업이 이를 들여왔다. 최 사장은 세가프레도 국내 운영사가 부도나자 본사로부터 운영권을 인수했다.

라바짜도 지난해 말 서울 압구정동에 '라바짜 에스프레션' 1호점을 낸 데 이어 광주광역시에 2호점을 열었다. 올해는 45호점까지 늘릴 계획이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