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투자하기 좋은 나라' 다짐 반드시 지켜져야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전경련에서 국내 30대 기업 총수 및 경제단체 회장단과 오찬 회동을 갖고 5% 경제성장과 3% 물가안정 달성,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대기업들이 수출 투자 및 고용 등에서 적극적인 계획을 세우고, 동반성장을 기업문화로 이끌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데 대해 총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기업과 기업인이 되길 당부하며 정부는 투자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국정운영의 모든 책임을 짊어진 대통령으로선 목표 달성을 위해 재계 총수들에게 협조를 당부하는 것은 일견 자연스런 일이다. 최근의 물가상승만 해도 불가항력적 요인이 많아 정부와 기업 근로자들이 힘을 합해 생산성을 높이지 않을 경우 고삐를 잡기가 어려운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이 대통령이 쏟아내는 발언이나 각 부처가 추진하는 정책들을 보면 집권 초기의 친(親)기업이나 친시장 기조와는 거리가 멀다는 인상을 주고 있어 간담회가 얼마나 솔직한 대화의 장이 됐는지 의문이다. 물가 문제만 해도 정부가 목표달성에 집착한 나머지 시장가격에 대한 과도한 개입을 일삼아 기업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대 · 중기 동반성장의 경우 이 대통령은 정부가 법으로 다 하겠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정책집행과정에서 대기업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이 대통령은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해도 경쟁력을 갖출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런 의지가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전 부처는 후속 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또 기업 스스로 신성장동력 발굴에 앞장서고 있지만 정부에서도 협력할 분야가 있다면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어렵게 마련된 간담회가 형식에 그치지 않고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얼마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일자리 · 경쟁력자문위원회 위원장에 야당인 공화당원 기업인인 제프리 이멜트 GE회장을 앉혔고 비서실장에는 월가와 가까운 윌리엄 데일리 JP모건체이스 중서부지역 담당 회장을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혹시 친기업과 친시장을 외쳤던 초심과 멀어지고 있지나 않은지도 되돌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