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 어디로] 은행 자금잉여상태 지속…부동산 시장 회복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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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출영업 강화은행들의 자금 사정은 올해도 여전히 풍부한 상황이다. 대부분 은행들은 올 한 해 금리 상승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이에 맞춰 사업계획을 짰다. 금리가 오르면 예금을 유치하기 쉬워지는 반면 대출은 다소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어 대출 영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자금 잉여 상태"라며 "대출 경쟁이 치열한데 대출금리까지 높아지니까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여전히 대출할 곳이 마땅치 않다"며 "중소기업들은 신용도가 낮아 대출을 늘리기 어렵고 우량 대기업은 자체 보유 자금이 많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가계 쪽으로 대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민보 신한은행 도곡PB센터 팀장은 "개인적으로 보기엔 현재 아파트 급매물이 대부분 소화되고 매도자가 가격 등에서 유리한 조건을 내걸 수 있는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며 "지역적으로 차별화되긴 하겠지만 전세가격 상승 등으로 주택을 아예 사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규제가 여전히 변수다. 당장은 오는 3월 말 만료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적용의 한시적 유예 조치를 정부가 연장할지 말지가 관건이다. 부동산 경기를 살리자면 DTI 적용 유예 조치를 연장해야 하지만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가계부채가 부담된다.
금융감독 당국은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은행들의 외형 불리기에 제동을 거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보고한 2011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가계부채 증가율이 실물경제 성장 속도보다 빠르지 않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