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Hi! CEO] 내 안에 혁신있다…소비자에게 묻지마라

'고객 만족'이란 단어는 이제 끝났다. 친절한 서비스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그들을 찾아 다녀 봐야 소용 없다는 얘기다. "소비자는 아무 것도 모른다. 누가 에디슨에게 전구를 만들어 달라고 했던가?"(에드워즈 데밍)라는 명언에서 지적한 대로 신상품의 역사는 항상 소비자를 앞선 혁신가가 만들어 왔다.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포함한 고객 연구의 문제를 지적한 사람은 이전에도 많았다. 블루오션 전략의 창시자 김위찬 교수는 지금은 고객이 아닌 비(非)고객 집단의 움직임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고객은 이미 우리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지만 비고객은 우리 것보다 더 나은 무엇인가를 찾고 있기 때문에 고객이 되지 않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비고객이 원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를 찾아보는 것만으로 새로운 상품,새로운 서비스를 찾아낼 단초를 발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에 와서 이런 추세는 혁신의 대명사 스티브 잡스에게서 빛을 발하고 있다. 잡스는 소비자를 만나는 대신 스스로 묻는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잡스의 설명은 이렇다. "우리가 이해해야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나는 우리와 소비자의 욕망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실제로 어떤 제품을 보고 나서야 그 제품이 자신이 원하던 것인지 아닌지를 말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 무한혁신의 비밀')

혁신의 답은 경영자 자신이 충분히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이렇게 될까? "내 안에 혁신 있다. "

권영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