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오해와 이해의 차이

우스갯소리로 '오해(誤解)'에서 삼(3)을 빼면 '이해(理解)'가 되고,'이해'에서 삼을 더하면 '오해'가 된다는 말이 있다. 사소한 차이로부터 오해와 이해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서로 조심하고 의사소통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의 뼈 있는 말이 아닌가 싶다.

정보의 홍수시대이다. TV와 인터넷은 물론 메일 블로그 메신저 트위터 등을 통해 복잡 다양한 내용의 정보가 매일매일 실시간으로 우리 곁을 지나친다. 이런 여러 가지 정보는 우리에게 세상을 넓고 다양하게 볼 수 있게 도움을 주는 내용도 많다. 하지만 때로는 잘못되고 왜곡된 시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내용들도 적지 않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는 해당 정보가 정보의 생산자 시각에서 발신되고,전달자의 관점에서 해석되는 것은 물론 최종 소비자인 '나'의 입장에서 재해석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해가 결여된 오해는 우리 주변에서 항상 발생 가능하다고 하겠다.

예를 들어보자.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장면으로 자녀의 미래를 위한 엄마의 충고는 오해를 낳고 짜증 섞인 아이의 반항만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최근 해외 토픽에서는 동안(童顔)인 외모 탓에 경비원에게 유치원생으로 오해받아 졸업시험장 입장을 제지당한 베이징대 여학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아가 지구촌 시대를 살면서 외국 문화와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위에 산재한 오해는 셀 수 없이 많다. 특히 오해의 문제가 소소한 에피소드에 그치지 않고 개인의 이해관계와 얽히게 되면 문제는 좀 더 복잡해진다. 많은 경우 개개인은 자기가 보고 싶고,듣고 싶은 정보만을 취하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외면하게 된다. 따라서 조직 구성원들의 이해 차이를 좁히고 하나로 결집시키기 위한 기업 경영자의 소통 노력은 훌륭한 전략의 수립에 못지않게 전략의 실행력 제고를 위해 중요하다.

필자 역시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는 생각으로 지점 등을 찾아 의견을 듣고 매월 CEO Letter를 발송하며 무기명 게시판을 운영하는 등 직원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수준의 의사소통에는 여전히 갈증을 느끼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해와 오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소통에 달려 있다. 상대방이 알아서 이해해줄 것을 바라지 말고,물어보고 또 대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통즉불통(通則不痛),불통즉통(不通則痛)'이란 말이 있다. 말 그대로 통하면 아프지 않고,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뜻이다. 기혈이 통하지 않고 막히면 병에 걸리듯이 소통의 통로가 막히면 조직 역시 병들게 된다.

필자도 가족과 또 가족처럼 생각하는 직원들을 위해 지금보다 더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대화를 통해 소통해 나가리라 다짐해 본다.

이현승 < SK증권 대표 hyun-seung.lee@sk.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