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南寒北早'…채소값 급등

4주째 껑충…인플레 우려 커져
1월 소비자 물가 5.5% 상승 전망
중국에서 남쪽에는 폭설과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북부지역에는 가뭄이 이어지는 남한북한(南寒北旱) 현상이 나타나며 채소류값이 급등하고 있다. 농산물 출하가 급감한 데다 물류도 원활하지 못해 채소류 가격이 4주 연속 상승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도 커지고 있다.

25일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오이 가격(지난 20일 기준)은 ㎏당 5.72위안으로 열흘 전에 비해 19% 급등했다.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청경채도 ㎏당 3.96위안으로 10% 올랐다. 중국 상무부도 웹사이트를 통해 농산물 가격이 지난 23일까지 4주 연속 올랐으며,18개 주요 채소류의 이번 주 도매가격은 전주에 비해 12.6%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겨울철 작물의 주요 공급지역인 하이난다오에 냉해가 발생해 오이와 고추 등의 수확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또 한파로 고속도로 통행이 통제되는 등 물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춘제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농산물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농산물을 방출하는 한편 매점매석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물가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4.6%로 하강 곡선을 그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이번 달에 5.5%까지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중국 정부의 올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목표치인 4%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신화통신은 "최근 100일 동안 눈이나 비가 내리지 않은 북부지역의 가뭄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심각한 농작물 피해가 예상된다"며 "간신히 잡히기 시작한 인플레가 다시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