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부머 '생계형 창업'의 덫] (下) 묻지마 창업 No…조기 퇴직한 중견 전문인력 '재취업'에 길 있다

(下)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 절실
한경·무협 '잡투게더 캠페인'

전문성 살려 205명 재취업 성공
中企 기술 인재난 해소 '윈-윈'
올해 교육 프로그램 6회로 늘려
최근 한 중소기업의 중국법인장으로 근무를 시작한 김용무씨(54).그는 대대장과 연대 · 사단 참모로 23년간 군생활을 마치고 2003년부터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중소기업에서 채권채무관리 인력선발 해외법인 감사 및 청산 작업을 해오다 지난해 9월 퇴사했다. 이때 김씨가 찾은 곳이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운영하는 중견전문인력고용지원센터다. 재취업 등록을 하고 10월 한 달 동안 재취업 교육에 참가해 중견 전문인력으로서의 소양을 갖췄다. 그리고 고용지원센터의 소개로 한 코스닥 상장기업인 S사에 지원해 최종 합격했다. 중국법인장으로 근무 중인 김씨는 "자신감을 갖고 전문성을 살려 취업 문을 두드리다 보면 분명 재취업 문은 열린다"며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새 직장을 잡을 수 있었던 데는 중견전문인력고용지원센터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퇴직한 중견 전문인력들이 전문성을 활용해 재취업에 성공,'제2의 인생'에 날개를 다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전문성과 경험도 없이 식당 PC방 슈퍼마켓 등에 평생 모은 자본을 투자하기보다는 눈높이를 낮춰 중소 · 중견기업에 재취업해 '인생 2막'을 열고 있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으로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잡투게더(job-together) 캠페인'이 중견 전문인력의 재취업 문을 활짝 열어주고 있다. 지난해에만 284개 기업이 잡투게더 캠페인을 통해 구인활동을 벌였다. 구직활동에 참여한 1004명 중 205명이 재취업에 성공했다.

김영희 중견전문인력고용지원센터장은 "중소 · 중견기업들은 전문성이 부족해 수출 마케팅 기술개발 등의 분야에서 인재 부족으로 많은 애로를 겪고 있다"며 "무작정 창업전선에 나서 낭패를 보지 말고 대기업 은행 연구소 등에서 쌓은 전문성을 중소 · 중견기업에 전수하는 방식으로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잡투게더 캠페인'을 통해 500개 기업에 1000여명의 중견 전문인력을 재취업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재취업 알선 대상은 30인 이상 기업에서 10년 이상 재직했거나 부장급 직위로 5년 이상 근무자,상장기업의 부장급 3년 이상 근무자,은행 공공기관 정부기관의 과장급 3~5년 이상 근무자다. 협회는 이를 위해 오는 4월 중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중견전문인력 채용박람회를 개최하고 재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지난해 4회에서 올해는 6회로 늘리기로 했다. 또 재취업자를 채용하는 중소 ·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지난해 협약을 맺은 외환은행을 통해 대출 예금 수수료 등에서 우대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재취업을 확산시켜 나가기로 했다.

박진달 한국무역협회 e-Biz지원본부장은 "전문인력 부족으로 애로를 겪는 중소 · 중견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조기 퇴직한 중 · 장년층이 새로운 일자리를 잡도록 지원하겠다"며 "구인기업과 구직자는 잡투게더 캠페인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