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ㆍ금리 오르자 오피스텔 경매 썰렁

수익형 부동산 유찰 잇따라
임대수익률 4년 연속 하락
아파트 낙찰가율은 5개월째↑
지난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10계.경매 예정 물건이 평소의 절반 수준인 24건에 불과했지만 법정은 200여명이 넘는 경매 참여자들과 참관인들로 가득찼다. 관심은 단연 아파트였다. 도곡동 개포우성 전용 126㎡는 6명이 응찰,감정가의 102.4%인 18억4200만원에 매각됐다. 12명이 몰린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104㎡도 감정가의 101.4%인 11억1595만원에 팔렸다. 오피스텔 다가구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경매는 다소 썰렁했다. 대치동 아파트 상가는 3회 유찰돼 감정가의 51%까지 떨어지자 경매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 채권자의 요구로 경매가 취소됐다.


◆엇갈리는 낙찰가율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투자 열기가 주춤하고 있다. 아파트값 반등세 속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시중은행의 금리도 잇달아 오른 때문으로 풀이된다.

법원경매 시장에선 아파트 강세와 수익형 부동산 약세가 뚜렷하다.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전세난이 시작돼 중소형 매수세가 살아나기 시작한 작년 9월부터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5개월째인 1월 현재 82.1%까지 솟구쳤다. 반면 수익형 부동산은 내리막이다. 이달 들어 25일까지 낙찰가율은 70.8%로 70%대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주택 거래시장 침체로 경매시장에서 수익형 부동산에도 관심이 이어졌지만 최근 아파트값 반등과 금리 인상으로 시들해지고 매수기반이 부쩍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춤한 수익형 부동산 열기분양시장에서도 수익형 부동산 투자 열기가 주춤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30~40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강남권 오피스텔도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강남권에서 공급됐던 오피스텔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대부분 계약률 100%를 달성했지만 작년 말부터는 60~70%를 넘기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 상품인 오피스텔은 임대수익률이 부쩍 낮아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연 5.73%로, 2006년 연 6.54% 이후 4년 연속 하락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본부장은 "작년엔 오피스텔 붐을 타고 고가분양이 많았고, 오피스텔 평균 가격도 전년보다 3.40% 오르는 등 매입시세가 높아져 투자수익률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공급 과잉 우려도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익형 부동산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속성상 주택시장 불황기에 뜨는 틈새 상품인데다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품이어서다.

박종덕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부동산투자부문장(전무)은 "오피스텔은 주택시장 침체기에 인기를 얻는 '아파트 대체재'의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택시장이 반등하고 있고,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금리를 추가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수익형 부동산의 매력도 예전 같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과잉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작년부터 공급이 급증한 오피스텔들이 본격적으로 입주하는 내년에는 임대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며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은 복합상가와 테마상가 등은 관리비 등 부대비용도 만만치 않아 적정 임대수익률을 얻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