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증권, 오너 친정체제 강화

유창수 부회장, 대표로 복귀
다른 증권사 CEO 거취 관심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48 · 사진)이 1년7개월 만에 대표이사로 복귀한다. 유진그룹 오너 일가의 친정체제 강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진증권은 나효승 대표이사가 이달 말로 사임하고 유 부회장이 이사회를 거쳐 신임 대표로 취임할 예정이라고 27일 발표했다. 유 부회장은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56)의 셋째 동생으로,2007년 5월부터 2년간 대표이사로 일한 바 있다. 나 대표는 상임고문으로 추대된다. 이번 인사는 그룹 차원에서 증권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009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소방수'로 투입됐던 나 대표가 회사를 조기에 정상화시켜 놓아 이제는 오너 일가가 직접 고객과 주주들에게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유진증권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어왔다. 나 대표는 지난해 2분기(7~9월) 흑자전환을 이뤘다.

유진증권의 대표 교체를 계기로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반기 임기가 만료되는 CEO는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이형승 IBK투자증권 사장,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등이다. 오는 6월 임기가 끝나는 박 사장은 작년 말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에 연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 사장은 5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임기 1년 연장여부가 결정되는데,모기업인 기업은행의 조준희 행장의 판단이 상당부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IBK투자증권의 대주주다.

유 사장은 2007년 3월 취임해 지난해 연임(임기 1년)해 4년째 재임 중이다. 작년 삼성생명 상장 주관 등 IB(투자은행) 부문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 주춤했던 회사를 본궤도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CEO들의 거취도 관심사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과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의 임기는 각각 내년 6월과 2월 만료된다. 그러나 모(母)그룹의 회장 선임 결과에 따라 변수가 있다는 분석이다. 황 사장은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오는 3월 연임에 실패하면 함께 교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사장도 곧 선임될 신한금융그룹 새 회장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인사권을 적극 행사할 경우 교체될 수도 있다는 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송종현/강현우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