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중국發 금융위기…그리스·아일랜드는 디폴트"

블룸버그, 전문가 1000명 설문…글로벌 경기 비관론에 무게
"중국 버블 정점 치닫고 있다"…유럽 재정위기도 '여전한 불씨'
"5년 이내 전 세계 경제에 또다시 메가톤급 핵폭풍이 불어닥칠 것이다. "

글로벌 경제가 제2의 금융위기에 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진앙지는 중국과 유럽이다. 중국은 거침없는 고속성장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혀온 '투기적 거품'이 문제다. 유럽의 아일랜드와 그리스도 수년 내 국가부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비관적 시나리오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투자자,경제분석가,트레이더 등 1000명의 경제 전문가를 상대로 '글로벌 경기 전망'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5%가 "중국이 5년 안에 금융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또 40%는 2016년께부터 중국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 열에 아홉이 중국발(發) 글로벌 위기가 머지않은 장래에 한번쯤 터질 것이란 예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이 실제로 경제위기를 겪게 될 때 이를 잘 극복할 것으로 내다본 비율은 7%에 불과했다. 스타니슬라프 파니스 슬로바키아 TRIM브로커 외환전략가는 "중국이 투기적인 신용버블의 한가운데 있고,이것이 이대로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거품의 중심에는 넘쳐나는 빈 아파트와 공장 등 '투기적인 과잉 자산투자'가 자리잡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10.3%로 수차례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료품값만 7.2% 오르는 등 물가도 갈수록 치솟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급팽창하는 교역 규모와 대외 의존도다. 3조달러의 연간 교역 가운데 13%가 미국과의 무역이다. 한쪽이 침체되면 다른 쪽도 살아남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피터 허스트 런던 SIB 투자책임자는 "13억 중국 인구를 글로벌 소비자로 전환하는 게 글로벌 경제의 공통과제가 됐다"며 "하지만 이들이 그만큼 돈을 가졌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셔시 라그하반 라그하반파이낸셜 대표는 "중국이 경제성장률을 7%로 통제할 때 중국 정부는 안도할 수 있어도,세계 경제는 몸살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위기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몰고온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형태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설문 응답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너선 섀도스키 바카크리크자산운용 수석투자책임자는 "중국은 결국 부실 대출 증가 등 은행 시스템의 붕괴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국가채무 문제도 향후 5년간 '꺼지지 않는 불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59%가 "2016년까지 한 개 이상의 국가가 재정부실 문제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응답자의 11%는 올해 안에 퇴출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는 그리스와 아일랜드가 꼽혔다.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실제로 처할 것이란 응답은 75%,아일랜드는 53%를 기록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