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르네상스'…올 1조2000억 신규투자
입력
수정
중기청·벤처캐피탈協 발표올해 벤처기업에 1조2000억원이 투자될 전망이다. 2000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투자 1순위 자리에는 최근 스마트폰 붐에 힘입은 정보기술(IT) 분야가 3년 만에 복귀했다.
11년 만에 최대…IT분야 34%
창업 초기기업 투자 확대될 듯
중소기업청과 벤처캐피탈협회는 이 같은 내용의 올해 투자전망 및 모태펀드 출자사업계획을 27일 발표했다. 중기청과 벤처캐피털 회사들은 지난해 벤처 경기가 부활하고 투자가 활황세를 보임에 따라 올해도 그 열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벤처캐피털의 신규 벤처투자액은 전년 대비 25.8% 증가한 1조910억원으로 10년 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수요 측면에서 창업 급증으로 투자 대상이 확대됐고 공급 측면에서는 정책금융공사,국민연금 등이 출자를 확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주식시장 회복,정부의 신성장 · 녹색 분야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이 벤처 부활에 힘을 보탰다.
올해는 벤처캐피털 103곳을 대상으로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88곳이 1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답이 34.1%로 가장 많았고 일반제조(31.0%),엔터테인먼트(14.0%) 순이었다. IT 분야 투자비중이 30%를 넘는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IT 투자비중은 2000년대 초반에만 해도 50%에 육박했지만 이후 벤처캐피털의 관심이 급속히 줄어들면서 20%대로 주저앉았고 2009년과 작년엔 투자 우선순위에서도 일반제조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밀렸다.
올해 모태펀드는 2285억원이 투입된다. 지난해보다 4.3% 늘어난 규모다. 신성장 분야에 1525억원,문화산업에 500억원,특허사업화에 200억원,한국영화에 60억원이 각각 투자된다. 중기청은 1,2차 정기출자 외에 수시 출자 비중을 작년 18%에서 올해는 50%로 늘려 벤처캐피털들이 적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중기청은 모태펀드를 출자하면서 벤처캐피털의 초기기업 투자를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예전에는 벤처캐피털이 창업초기펀드를 운용할 경우 수익률이 5%를 넘어야 모태펀드로부터 성과보수를 받았지만 앞으로는 원금만 유지해도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5% 이상 수익이 나면 모태펀드는 초과수익을 받지 않고 다른 출자자에게 그만큼 많이 배분된다.
창업초기펀드의 투자 대상도 확대된다. 설립한 지 3년이 넘어 초기기업에서 제외된 기업들도 매출액 대비 연구 · 개발(R&D) 비중이 5% 이상이고 매출이 10억원 이하면 초기기업 자격을 유지해 주기로 했다.
중기청은 벤처캐피털의 해외투자 관련 규제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창업법을 개정해 해외투자한도(40% 이내)와 국내기업 10% 이상 선투자 의무를 폐지할 예정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