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우려'는 기우?…1분기 이익전망 줄상향

316곳 영업이익 추정치 작년말보다 2.5% 상향…유틸리티·금융 12~36% ↑

美 경기회복 기대 높아져 실적전망 꾸준히 올라갈 듯
상장사들의 작년 4분기(10~12월) 실적 발표가 잇따르는 가운데 올 1분기(1~3월)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고 있어 주목된다. 이달 들어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전망치가 예상과 달리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틸리티 금융을 중심으로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고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실적 전망에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도는 가운데 1분기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어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1분기 이익 전망 상향 조정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주요 316개 상장 법인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3조8616억원(26일 기준)으로 작년 말(23조2723억원)보다 2.53% 상향 조정됐다. 매출 전망치는 277조9510억원으로 거이 제자리걸음(0.86%)이었지만 순이익 전망치는 22조253억원으로 2.89% 올라갔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작년 말보다 36.39% 상향 조정돼 증가폭이 가장 컸다. 정부의 에너지 절감 정책에 따라 에너지 관련 가격 인상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12.38%) 에너지(6.06%) 소재(2.40%) 등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올라갔다. 반면 정보기술(2.20%) 통신서비스(1.87%) 필수소비재(1.24) 등은 추정치가 내려갔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들이 비용을 앞당겨 반영해 4분기 실적이 예상치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하고 1분기는 좀 더 개선될 것으로 보는 애널리스트가 많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자문형 랩 성장 덕을 보고 있는 삼성증권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작년 말에 비해 거의 두 배인 97.52% 올라갔고 케이피케미칼(66.66%) 외환은행(42.80%) 동양종금증권(40.66%) 삼성생명(28.16%) 금호석유(21.78%) 등도 상향 조정폭이 컸다. ◆1분기 상향 조정 이어질 듯

미국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1분기 실적 전망치의 상향 조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작년 말 미국 소비가 늘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이를 본격 반영하면 수출주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 실적의 상향 조정 추세가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블룸버그 기준)는 작년 말 시점엔 2.6%에 그쳤으나 현재 3.1%로 올라왔다. 작년 말 미국의 감세와 실업수당 지급 기한 연장 등도 경기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이 센터장도 "신흥국의 긴축에 따른 실적 악화를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어느 정도 상쇄해 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했다. 강 부장은 "4분기 기업 실적의 절반 이상이 예상치를 밑도는 상황에서 1분기와 연간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것은 지나친 낙관론에 편승한 것"이라며 실적 전망의 '오류'를 지적했다. 그는 "올 기업 이익 증가율 전망치 컨센서스는 15%지만 이는 과대 추정한 수치로,두 자릿수 증가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