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당 8372원…한달새 87% 급등

구제역 여파 출하량 줄어
대형마트도 잇단 가격 인상
돼지고기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한 달 사이에 2배 가까이 올랐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6일 전국 돼지고기(박피 · E등급 제외) 평균 경락가는 ㎏당 8372원으로 치솟았다. 전날엔 8148원으로,사상 처음으로 8000원대를 돌파했다. 지난 21일 7000원대를 돌파한 지 5일 만에 20.1% 오른 것이다. 한 달 전(4466원)과 비교하면 87.4%,구제역이 발생한 작년 11월29일(3887원)과 비교하면 115.3% 뛰었다. 도매가격이 급등하자 대형마트들도 돼지고기 판매가격을 올렸다. 이마트는 이날 뒷다리살(100g)을 980원으로 100원 인상했다. 이마트는 지난 20일에도 삼겹살은 100g당 1480원에서 1680원으로,목살은 1810원에서 2320원으로 각각 13.5%,28.1% 올렸다. 앞다리살은 1330원으로 25.4%,뒷다리살은 880원으로 25.7% 인상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표적 서민 품목인 삼겹살 가격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구제역으로 인해 도매가격이 치솟은 데다 물량까지 부족해 가격을 인상했다"며 "아직도 가격 인상 요인이 있지만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도 지난 17일에 이어 이날 목살과 앞다리살 가격을 추가 인상했다. 100g에 1880원이던 목살은 17일 2080원으로,이날 2480원으로 올렸다. 앞다리살도 17일 100원 인상한 뒤 27일 200원을 추가로 올려 1380원에 팔고 있다. 삼겹살은 17일 100원 인상해 1380원에 판매 중이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는 것은 구제역으로 인해 대량의 돼지가 살처분된 데다 가축의 지역 간 이동제한 규제 때문에 병에 걸리지 않은 돼지를 출하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돼지는 총 253만6000마리에 달했다. 이는 국내 전체 돼지 사육두수의 25.4%에 해당하는 규모다. 김욱 농협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대개 1월은 연중 돼지고기 가격이 최저점을 기록하는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워낙 출하량이 적어 가격이 치솟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조만간 ㎏당 1만원대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돼지고기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급증한다"며 "봄이 되면 돼지고기 부족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