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첫마디 "일자리 창출이 최고의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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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경제부 장관 취임
임명장 받기 前 현장 방문 "당일 0시 소급 적용 문제 안돼"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자존심은 복지로는 절대 회복할 수 없다.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일자리를 되찾아주는 것뿐이다. "
최중경 신임 지식경제부 장관은 27일 취임식에서 '로마인 이야기'란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인용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젊은이들뿐 아니라 모든 세대를 위한 최고의 복지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없이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첫날부터 성장과 수출을 중시하는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냈다. 장관으로서 가진 첫 번째 일정부터 그랬다. 최 장관은 이날 임명장을 받기 전인 오전 6시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에 있는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했다.
최 장관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임명장을 받기도 전에 장관 행사를 하고 다니느냐'는 촌평을 내기도 했지만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지경부의 설명이다. 장관 취임의 법적 효력은 임명장을 받은 당일 0시로 소급 적용되기 때문이다.
취임식 후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최 장관은 과거 고환율 정책을 편 데 대해 "지금 그 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당시 소신에는)변함이 없다"며 "평소에는 시장을 존중해야 하지만 투기꾼이 준동할 때는 정부가 단호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기꾼이 한국 경제의 앞날을 걱정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도 했다. 지경부 현안에 대해서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최근 겨울철 전력대란의 원인으로 원가보다 낮은 전기요금이 지목된 데 대해 최 장관은 "물가 때문에 당장은 인상이 힘들다"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만드는 데 치중하겠다"고 밝혔다.
기름값 논란과 관련해서는 "기름값은 원료(원유)가격,공정 비용,환율,세금,유통마진 등 다섯 가지를 봐야 하는데 주로 공정 비용과 유통마진 쪽을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는 "그것은 어려울 때 한시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물가 억제를 위해 기업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물리력을 동원하거나 지나친 강요를 해서는 안되고 지금도 역시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물가 잡기'에 대해서도 "담합과 매점매석이 시장 외적 요인으로 가격을 왜곡시키는 요인"이라며 "그것을 가리려면 원가 자료를 봐야하는 게 당연하다"고 옹호했다. 산업계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도입을 늦춰야 한다고 지적하는 데 대해서는 "산업계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대전제 하에 정부가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국가 이미지를 갖고 있는 만큼 늦어지지 않게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