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판 트렌드] 아쿠타가와賞에 중졸 학력 '프리터' 작가…日 출판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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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제144회 아쿠타가와상(芥川賞)과 나오키상(直木賞) 수상작이 발표됐다. 매년 1월과 7월 두 차례 시상하는 두 상은 명실공히 일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상으로 한국 출판계도 큰 관심을 보이며 매년 수상작을 둘러싼 선인세 경쟁을 치열하게 벌여왔다.
올해에는 7년 만의 더블(2인) 수상으로 총 4명이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 중에서도 주로 순수문학 작품을 선정하는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26세의 신예 여성 작가 아사부키 마리코(朝吹眞理子)와 40대 남성 작가 니시무라 겐타(西村賢太)에 일본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족환경과 경력 등 모든 면에서 대조적인 이들을 일본 언론은 '미녀와 야수'라 부르며 이슈 만들기에 분주하다. 《기코토와(きことわ)》로 상을 받은 아사부키는 1984년생으로 명문 게이오대를 졸업했다. 그녀는 불문학자이자 시인인 부모,정치가이자 실업가인 할아버지 등 막강한 가족들을 자랑한다.
반면 중졸 학력의 니시무라는 뚜렷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만 생활을 유지하는 '프리터'다. 그는 범죄자인 아버지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항구 노역자 등의 육체노동을 하며 10대를 보냈다. 폭행사건을 일으켜 두 번이나 체포된 적도 있다. 자신이 겪은 일만 쓸 수 있다는 그는 수상작 《고역열차》에서 고독과 경제적인 압박으로 괴로워하는 19세 육체노동자의 삶에 자신의 체험을 녹여냈다.
뉴스거리가 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엄청난 격차는 언론의 머리기사를 장식하고 있다. 특히 니시무라의 독특한 캐릭터는 일본 젊은이들의 관심과 지지를 불러 모으고 있다. 그의 수상 소감은 "내 책을 읽고 자신보다 더 못난 놈이 있다는 걸 알고 구원받을 사람이 있다면 족하다"는 것이었다. "수상이 결정된 순간에 뭘 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슬슬 성매매 업소에나 가볼까 생각하던 중이었다"는 충격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이런 이야기가 TV를 통해 그대로 전해지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친구가 한 명도 없다. 평소에는 아무와도 말하지 않는다"는 등의 발언에 일본 최대의 익명 게시판인 2채널에는 '그에게 친근감을 느낀다''나도 프리터인데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등의 게시물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때 평생 직업작가의 길이 보장되었던 아쿠타가와상도 언젠가부터 수상작이 재미없고 수상 결과에 공감할 수 없다는 비판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시대상을 제대로 반영한 작품으로 젊은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니시무라의 수상이 아쿠타가와상의 인기를 부활시킬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이주희 < BC에이전시 일본어권 에이전트 >
올해에는 7년 만의 더블(2인) 수상으로 총 4명이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 중에서도 주로 순수문학 작품을 선정하는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26세의 신예 여성 작가 아사부키 마리코(朝吹眞理子)와 40대 남성 작가 니시무라 겐타(西村賢太)에 일본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족환경과 경력 등 모든 면에서 대조적인 이들을 일본 언론은 '미녀와 야수'라 부르며 이슈 만들기에 분주하다. 《기코토와(きことわ)》로 상을 받은 아사부키는 1984년생으로 명문 게이오대를 졸업했다. 그녀는 불문학자이자 시인인 부모,정치가이자 실업가인 할아버지 등 막강한 가족들을 자랑한다.
반면 중졸 학력의 니시무라는 뚜렷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만 생활을 유지하는 '프리터'다. 그는 범죄자인 아버지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항구 노역자 등의 육체노동을 하며 10대를 보냈다. 폭행사건을 일으켜 두 번이나 체포된 적도 있다. 자신이 겪은 일만 쓸 수 있다는 그는 수상작 《고역열차》에서 고독과 경제적인 압박으로 괴로워하는 19세 육체노동자의 삶에 자신의 체험을 녹여냈다.
뉴스거리가 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엄청난 격차는 언론의 머리기사를 장식하고 있다. 특히 니시무라의 독특한 캐릭터는 일본 젊은이들의 관심과 지지를 불러 모으고 있다. 그의 수상 소감은 "내 책을 읽고 자신보다 더 못난 놈이 있다는 걸 알고 구원받을 사람이 있다면 족하다"는 것이었다. "수상이 결정된 순간에 뭘 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슬슬 성매매 업소에나 가볼까 생각하던 중이었다"는 충격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이런 이야기가 TV를 통해 그대로 전해지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친구가 한 명도 없다. 평소에는 아무와도 말하지 않는다"는 등의 발언에 일본 최대의 익명 게시판인 2채널에는 '그에게 친근감을 느낀다''나도 프리터인데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등의 게시물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때 평생 직업작가의 길이 보장되었던 아쿠타가와상도 언젠가부터 수상작이 재미없고 수상 결과에 공감할 수 없다는 비판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시대상을 제대로 반영한 작품으로 젊은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니시무라의 수상이 아쿠타가와상의 인기를 부활시킬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이주희 < BC에이전시 일본어권 에이전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