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코스피,사상 최고치…바구니에 담은 달걀수 줄여라

코스피지수가 지난 주말 조정폭을 고스란히 만회하고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7일 장중 2121.06을 터치하며 지난 19일 기록했던 최고치(2119.24)를 넘어섰다.

외국인이 팔자에 나섰을 때도 수급의 빈자리를 연기금 등 국내 유동성이 채우면서 시장은 상승세를 이어왔다. 최근 외국인이 다시 '사자'에 나서면서 지수는 상승 탄력을 더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기간 조정이 예상보다 짧게 끝나면서 상승 부담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피로감이 여전히 남아 있다.
사상 최고치 영역인 만큼 대기하고 있는 매물은 없지만 지금은 호재로만 작용하는 모든 변수들이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 대응전략을 병행할 시점이다. 인플레이션과 긴축 우려는 여전히 증시에 잠복해 있는 악재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도 돌아왔고 연기금도 힘을 보탰지만 상승 추세로의 복귀라고 단정짓기는 다소 이르다"며 "긴 연휴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서두를 필요는 더욱 없기 때문에 역사적 고점 수준에서 추격 매수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서 연구원은 "지금은 미국의 경기회복이 좋은 것일 수도 있지만 단기적으로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한국이나 이머징 국가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면 달가운 현상만은 아닐 수 있다"고 진단했다.때문에 그는 "달러화 강세가 너무 가파르면 부정적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며 "당분간 미국의 상황을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달러화 동향에 주목하며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서준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가 빠르게 2100선을 회복했지만 빠른 고점 경신 이후 추가 랠리 가능성은 일단 높지 않다"며 "가격조정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일정 수준 기간 조정의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고 기간조정을 또다시 생략할 경우 앞으로의 조정이 가격조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경계 시각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시장이 튼튼할 때 조정에 대비하는 것이 하락 충격을 덜 받는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실적과 모멘텀이 있는 업종과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서 연구원은 "자동차, 조선, 화학으로 대표되는 핵심 주도주군은 빠른 복원력을 보이면서 더욱 압축되고 있다"며 "증권, 건설 등은 상승 이후 가격조정을 거치면서 추세복원 강도가 떨어져 주도주의 지속적인 압축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인플레이션은 공급 측면에서 발생하고 있어 가격통제와 같은 정책은 지속될 것"이라며 "가격통제 정책은 내수주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규제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수출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업종별로는 IT, 자동차, 화학, 기계업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여름 장마 대비는 한겨울에 해 둬야 한다. 바구니에 담아 있는 달걀수를 조금 덜어내는 것도 조정을 미리 준비하는 방법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