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27 시험대' 오른 안상수ㆍ손학규

재ㆍ보선 승패 따라 거취 결정
4 · 27 재보궐선거는 여야 지도부의 희비를 가르는 시험대다. 강원도지사 선거와 3곳의 국회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다.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국회의원 선거지역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의 향방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 결과에 따라 지도부의 거취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난해 7월 당 대표 선출 후 잦은 구설수로 도마에 올랐던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선거에서 승리하면 기사회생하겠지만 거꾸로 패한다면 낙마로 이어질 수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선거에서 이긴다면 대선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패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곧바로 교체될 가능성은 적지만,내년 총선 · 대선을 앞두고 내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부담이 크다. 두 사람에게 강원도지사와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재선거는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모두 민주당이 승리했던 곳이다. 안 대표는 두 곳에서 한 곳만 되찾아도 재기의 발판이 된다. 한나라당에서는 강원도지사 후보로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민주당에서는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와 최문순 의원(비례대표)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강원도가 전통적으로 여당 우세 지역이긴 하지만 27일 대법원 판결에서 도지사직을 상실한 이광재씨가 "나에 대한 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여론에 호소할 경우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나라당 사무처 관계자는 "여야 후보들의 인지도나 이광재 전 지사의 간여 여부 등을 감안했을 때 치열한 선거가 될 것"이라며 "때문에 지도부는 후보선정 과정에 큰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해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에서는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의 출마가 거론된다. 한 여당 관계자는 "김 전 지사가 나설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 불리는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민주당)이나 이봉수 노 전 대통령 농업특보(국민참여당) 등과 맞붙었을 때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길 수만 있다면 민주당 후보를 내지 않아도 된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한나라당은 경기 성남 분당을,민주당은 전남 순천을 각각 텃밭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자칫 텃밭에서 질 경우 곧바로 지도부 책임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