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포드 "소형차 포커스 한국에 팔겠다"

2년만에 부활한 포드 가보니

"日보다 연비 좋은 차 생산"
전기차·하이브리드 비중
2020년까지 25%로 확대
미국 LA의 포드 딜러점인 선라이즈포드에서 30일 오후 만난 40대 중반의 앤드루 더글러스씨는 "디자인과 품질 등 모든 면에서 포드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익스플로러 신모델 시승차에서 내린 그는 신차로 재탄생한 포커스와 퓨전 신모델 등을 둘러보며 "포드 차를 찾는 미국 소비자들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존립마저 위태롭다는 비아냥을 들었던 포드가 2년여 만에 부활했다. 전통적으로 강세인 픽업 트럭과 SUV 외에 세련된 디자인과 일본 경쟁차를 웃도는 연비 효율성으로 무장한 소형차를 새롭게 시장에 투입하며 빠르게 소비자 신뢰를 얻고 있다. 포드는 28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순익이 65억6000만달러로 1999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말 현재 부채 191억달러,현금보유액 205억달러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현금보유액이 부채 규모를 넘어섰다.


◆포드 소형차 · 전기차 경쟁 가세

앨런 멀랠리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작년 실적은 기대치를 넘어섰고 수익을 내는 성장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앞서 1월 초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석해 "포드의 변신이 두드러진다"고 말한 바 있다. 포드는 올해와 내년 생산 라인업 확대에 따라 7000명가량을 추가 고용한다. 첫 전기차 세단인 포커스 일렉트로닉스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C맥스 에너지 및 가솔린 하이브리드 C맥스 등을 잇따라 내놓는 데 따른 것이다. 올해만 엔지니어 750명과 생산인력 4000명을 뽑을 계획이다.

디트로이트 인근 디어본 본사에서 만난 앤드루 프릭 아시아 · 태평양지역 세일즈 책임자는 "2020년까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의 판매 비중을 전체의 25%까지 높일 계획"이라며 "과거의 포드는 잊어 달라"고 했다. 그는 "중형차 퓨전과 준중형차 포커스의 연비 효율 역시 어느 경쟁 모델보다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포드는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대비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 처음으로 한 라인에서 가솔린차와 전기차,하이브리드 모델 등을 교차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다. 포커스 가솔린 모델을 생산하는 미시간주 웨인공장은 앞으로 설비 개선을 통해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일반 하이브리드 모델을 함께 만든다. ◆한 · 미 · 일 3국 메이커 주도권 다툼

닛산과 GM에 이어 포드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마치면서 전기차 시장의 초기 주도권 다툼이 격화하고 있다. GM은 쉐보레 브랜드의 전기차 볼트를 올해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역으로 확대키로 했고 닛산은 앞서 지난해부터 전기차 니프 판매를 시작했다.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주도해온 도요타도 상용화에 앞서 전기차 모델을 테스트 중이다.

포드의 크리스 픽 매니저는 "전기차 시장은 시작 단계지만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며 "올 하반기 포커스 전기차를 시작으로 앞선 기술로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자제품 소매 체인점인 베스트바이와 손잡고 소비자가 집에서 쉽게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싼값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포드는 LG화학 배터리를 공급받는다. 소형차 시장에서의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포드가 글로벌 전략 준중형차로 개발한 신형 포커스는 현대 엘란트라(아반떼) 및 도요타 코롤라,혼다 시빅 등과 직접 경쟁할 수밖에 없다. 이 차는 올 하반기 한국 시장에도 선보인다.

포드는 또 전 세계 출시 차종의 통일화 계획인 '원 포드 플랜(One Ford Plan)'에 따라 소형차 피에스타,중형차 퓨전 등의 시장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 존 슈나이더 엔지니어는 "포커스는 트럭 중심 회사로 여겨지던 포드를 소형 세단도 잘 만드는 회사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LA · 디어본=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